"중양약심 '주먹구구'...약품정책 총괄자문기구 무색"
"중양약심 '주먹구구'...약품정책 총괄자문기구 무색"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10.07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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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임위원 의결, 회의록 작성·회의 비공개...재척사유 기준 '불분명'
객관성·전문성 유지 의문...정의당 윤소하 의원 "운영방식 개선" 주문
정의당 윤소하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정의당 윤소하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의협신문

의약품 정책 총괄 자문기구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법률적 권한이 없는 비상임위원이 대거 참여하는 등 위상에 비해 운영방식이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정의당 윤소하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법률상 근거 없는 '비상임위원' 제도를 만들어 회의 성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우리나라 신약의 임상시험부터 유통되는 의약품의 부작용 관리까지 의약품과 관련된 모든 정책과 집행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위원회로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약전의 제정과 개정, 의약품 및 의약외품의 기준 마련,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조사·연구·평가,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등을 다루는 위원회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약사법 제18조에 근거하고 있는데, 법령에는 식약처 차장을 위원장으로 100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하며, 관계 공무원, 약사 관련 단체장이 추천하는 사람 또는 약사에 관한 학식이 풍부한 사람으로 식약처장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법률상 근거가 없는 비상임위원제도를 규정에 명시하고 모든 회의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지난 3년간 총 133회 회의에 참석한 비상임위원은 468명으로 회의 전체 참석자의 52.3%를 차지했다. 비상임위원이 참석자의 반수 이상을 차지한 회의는 79회로 59.4%였고, 2/3 이상을 차지한 회의는 총 32회로 24.0%였다.

사실상 비상임위원들에 의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심의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회의에 참석한 비상임위원은 법에 근거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이하 상임위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했다. 회의 의결 정족수에도 포함됐고, 당일 회의를 진행하는 위원장으로도 선출될 수 있었다. 상임위원은 2년에 한 번씩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 명단이 공개되는 반면에 비상임위원은 각 회의 별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위촉하고 해촉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며 명단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회의 개최에 대한 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회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수 없고,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개최에 대한 공지는 평균 2.6일 전으로 회의 하루전 통보 20건, 당일 통보된 건은 17건, 회의 종료 후에 개최 공지가 올라온 건도 8건이었다.

회의록 작성과 회의 내용 공개 원칙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체 133건의 회의 중 회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회의는 총 11건으로 2017년에 3건, 2018년에 1건, 2019년 8월 이전 종료된 7건이었다. 그나마 공개된 회의록에서도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구분한 회의와 그렇지 않은 회의, 위원장을 공개한 회의와 그렇지 않은 회의 등 회의록 작성의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지 않았다.

제척 기피의 사유도 현실에 맞게 마련돼 있지 못했다. 당일 회의 안건과 관련된 제약사 주식을 보유하고도 비상임위원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도 확인됐다. 회의와 관련된 제약사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 회의에 참석해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회의 자체에 참석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윤 의원은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위해서라도 법률상 근거 없는 비상임위원제도를 없애고 필요한 위원 수를 법령에 명시해 위원들의 대표성과 책임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회의 개최 공지, 회의록 작성, 제척 기피 사유 등 관련 제도 전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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