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일 년 만이다
뒷모습만 남기고 떠났다 묵묵히
돌아와 마주선
야속과 반가움의 중간에서
어디로 흐를지 머뭇거리던 누물
두 볼에 반짝거린다
새떼 저무는 곳에서
일 년에 한번 만나야 하는
아득한 습관 둘이
두 손 맞잡고 다리에서 풀썩 뛰어내려
강물 솟구치고 물비늘 허공에 넘쳐
멱 감던 알몸이 별처럼 빛나다
사랑은 오늘도 새처럼 날아가
빛나는 것보다
흐르는 일이 더 힘들어
강가,
긴 숨 하얗게 몰아쉬는 자작나무 가지에
젖은 몸 널어 말리며
마주선 발자국의 은결을 본다
본명 유형준 CM병원 내분비내과 과장/<문학청춘> 등단(2013)/함춘문예회 회장/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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