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의료 왕진수가 시범사업, 시작부터 '난항'
1차의료 왕진수가 시범사업, 시작부터 '난항'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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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수가 '11만 6200원'..."미흡" VS "과도" 건정심 의견 엇갈려
방문·재택의료, 의과 의원(한의과·치과 제외) 실시...소위서 재논의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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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10월 시행을 목표로 1차의료 왕진수가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밀려 한 발 물러섰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한 왕진 및 가정간호 내실화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활성화 방안의 핵심은 방문·재택의료. 현재 개별적이고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방문·재택의료에 건강보험 지원을 체계화 해, 제도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목표다.

대표 사업으로 꼽힌 것은 '1차의료 왕진수가 시범사업'. 왕진에 따른 이동시간과 기회비용 등을 반영해 왕진수가를 현실화하고, 의사들에 금전적인 유인을 제공한다는 것이 골자다.

실제 비현실적인 왕진수가는 제도 활성화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벽으로 지적됐다. 왕진 시 적잖은 이동시간과 노력이 소요됨에도 진료실 내 진료와 동일한 수준의 진찰료(의원급 기준 초진 1만 5640원, 재진 1만 1210원)만 인정하다보니, 의사들이 왕진에 나설 유인이 없었던 것.

지난해 국회에서 왕진수가 신설의 근거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했고, 이번 왕진수가 현실화 작업으로 이어졌다.

방문·재택의료 활성화 방안(보건복지부)
방문·재택의료 활성화 방안(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이날 내놓은 시범사업의 내용은 이렇다.

1차의료를 담당하는 '의과 의원(한의과·치과 제외)'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왕진을 실시할 경우, 1회당 11만 6200원의 왕진수가를 지급한다. 약 10km 이동거리를 감안한 교통비 등 방문료를 포함한 금액이다. 의사가 왕진 시 추가적인 의료행위를 시행하면 별도로 진료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

왕진만 무한정 할 수 없도록 환자 숫자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았다. 의사 1인당 왕진수가 인정 횟수를 '1주일 당 최대 21명'로 제한한 것.

보건복지부는 "불필요한 왕진을 방지하고, 의원의 외래 진료시간이 감소해 환자가 불편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초진환자에 대한 왕진 불가 원칙도 세웠다. 의료사고 방지와 의료인 안전을 위해 의원을 내원해 초진을 받은 환자(재진)만을 대상으로 왕진하고, 수가를 산정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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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 서비스 제공 절차(보건복지부 안)

왕진 대상자의 범위는 기존과 동일하게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으로 질병이나 부상 및 출산 등으로 인해 진료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거나, 보행이 곤란한 환자로 정했다.

왕진에 따른 환자부담률은 30%. 왕진 시 시행한 기타 행위는 의료기관 내 진료와 동일한 외래본인부담률을 적용한다.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왕진을 할 수 있지만 왕진료 시범수가 전액을 환자가 부담토록 했다.

왕진 거부 사유를 구체화한 시범사업 지침도 마련했다.

왕진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환자의 상태를 볼 때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하다고 의사가 판단한 경우 ▲의료기관의 시설·인력이 부족한 경우 ▲환자가 의료인의 치료방침을 따르지 않거나, 폭행이나 모욕 등에 해당하는 상황을 형성하는 경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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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 요청에 대한 거부 사유 예시(보건복지부 안)

보건복지부는 이날 건정심 보고를 마친 뒤 내달 본격적인 사업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다수의 건정심 위원들이 우려를 표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건정심 관계자는 "'이것으로 왕진이 활성화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과 '(금전적 유인으로 인해)왕진만 하는 의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건정심 소위에서 내용을 정비해 추후 열리는 건정심에 보고한 뒤 시범사업 계획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날 건정심에 참석한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재택의료 활성화 방안의 큰 틀을 비롯해 여러 우려와 걱정이 나왔다"면서 "추후 건정심 소위를 통해 내용을 확정한 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일정이 그에 맞춰 순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방문·재택의료 활성화 시범사업에 1000개 의원이 참여, 기관당 연 600회 왕진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재정은 연간 488억 원(총 진료비 697억 원)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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