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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수필 산실 "균형 잡힌 의사를 소망하며"
한국의사수필 산실 "균형 잡힌 의사를 소망하며"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2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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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의사회관…'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심포지엄'
대상 조지현, 금상 심재광·이준수, 은상 화희민·이우승, 특별상 조우종 수상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영예의 대상은 조지현(중앙의대 4년)의 '경계에서' 작품이 수상했다. ⓒ의협신문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영예의 대상은 조지현(중앙의대 4년)의 '경계에서' 작품이 수상했다. ⓒ의협신문

의사수필가 등용문 중 하나인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이 21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렸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의사 출신 문인, 기성문단 관계자를 비롯해 수필공모전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김애양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
김애양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

김애양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은 "의사 수필가들이 모여 만든 한국의사수필가협회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전인적 의학도를 위해 해마다 전국의학도 수필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며 "열정을 다해 공부하는 의대 및 의전원 학생들과 진료실에서 환자 치료에 여념이 없는 회원들에게  참신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애양 회장은 "프란츠 카프카는 그의 단편 <시골의사>에서 '처방전을 쓰기는 쉬우나 환자와 소통하기는 어렵다'는 귀절을 남겼다. 그만큼 환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하기가 어려운 점을 부각했다"며 "점점 소통 불능인 현대 사회에서 환자의 질병 뿐 아니라 아픈 마음도 어루만지며 소통하는 의사를 탄생시키는 지름길이 바로 글쓰기라고 믿는다"고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왼쪽부터)박명하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 박정율 대한의학회 부회장, <span class='searchWord'>김동석</span>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의협신문
(왼쪽부터)박명하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 박정율 대한의학회 부회장,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의협신문

바쁜 일정으로 참석 못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대회사는 사회를 맡은 이하린 원장(서울 서초구·아름다움피부과의원)이 대독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글을 쓴다는 것, 특히 평범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글로 완성하는 수필은 깊은 공감과 넓은 소통이 그 기반이기 때문에 의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의학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는 자연과학이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남다른 시각과 자각에서 비롯되는 수필의 창조적 행위가 의학도는 물론 의사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의사수필가협회의 존재 의미는 매우 크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 대신 참석한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의사는 생활 대부분이 진료실에서만 이뤄지고 의학도들은 과다한 학업으로 세상과 인간에 대해 좁은 시각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좋은 글을 쓰는 노력을 통해 그런 것들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또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은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며, 해부학 실습을 하며 때로는 병원의 여러 공간에서 임상실습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수필로 세밀하게 표현해낸 글을 보며 감명깊었다. 의사선배로서 잘 이끌어줘야겠다는 책임감과 함께 의학도의 수필쓰기가 꼭 필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는 소감으로 축사를 전했다. 

장성구 대한의학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박정율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하면 1만 시간이 되고 그것에 통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상자들이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두각을 나타내었는데 현재까지도 꾸준히 노력했다는 수상소감을 듣고 감명받았다. 오늘 수상에 만족하지 말고 또 한번의 1만 시간, 그 이상을 노력해 더 훌륭한 수필가·의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은 "앞으로 의료현장에서 어려운 상황들에 맞닥트릴 때마다 글쓰기를 통해 난관을 극복해 나간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타인에게 위로와 치유를 주는 의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송혁기 고려대 교수(한문학과)는
송혁기 고려대 교수(한문학과)는 "그 시대마다 '좋은 글'에 대한 평이 있고 어떻게 하면 잘 쓸지에 대한 고민이 축적돼 왔다. 아쉬운 것이 근대화를 거치면서 문학 개념을 서구 개념으로 받아들이며 '좋은 글'의 기준, 방법이 많이 단절됐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아왔지만 새로운 것이 있다면 돌아보고 '좋은 글'을 쓰는데 많은 힌트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좋은 글' 쓰는 방법을 소개했다. ⓒ의협신문

1부 심포지엄은 송혁기 고려대 교수(한문학과)가 '고전산문의 너비와 깊이'를 주제로 문학특강을 했다.

송혁기 교수는 '문학·수필·산문 그리고 좋은 글', '고전산문의 범주와 수사', '좋은 글을 생각하며 함께 읽는 고전산문 몇 편' 등 예시를 통해 전통적인 문학의 개념에서부터 수필이라는 말, 좋은 글의 요건, 고전산문이 갖는 의미를 살폈다. 

2부에서는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공모전은 모두 46편 응모, 예심을 통과한 20편이 본선에 올랐다. 

(왼쪽부터)심재광(아주의대 4년)·이준수(부산의대 1년)·화희민(부산의대 1년)·이우승(순천향의대 4년)ⓒ의협신문
(왼쪽부터)금상 수상자 심재광(아주의대 4년)·이준수(부산의대 1년), 은상 수상자 화희민(부산의대 1년)·이우승(순천향의대 4년)ⓒ의협신문

영예의 대상은 조지현 학생(중앙의대 4년)의 <경계에서>가 수상했다. 금상은 심재광 학생(아주의대 4년)의 <외상(外傷)>과 이준수 학생(부산의대 1년)의 <유언>이 받았다.

은상은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화희민·부산대의전원 1년)·<닫힌 방안의 아이>(이우승·순천향의대 4년)가, 동상은 <가장 따뜻한 색>(김혜원 가천대의전원 4년)·<중독 뒤에 가려진 삶>(허지윤·바르샤바국립의대 예과 2년)·<부고>(·허재영·인제의대 2년)·<두손을 모아>(윤지수·가톨릭의대 2년)가 수상했다.

박언휘젊은슈바이처문학상은 조우종 학생(연세의대 2년)이 쓴 <인생 제2막의 요란스런 시작>이 차지했다.

조광현 심사위원장은
조광현 심사위원장은 "수필이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통한 글쓰기라면 인생 경험이 짧은 젊은 의학도들에게는 글 소재의 한계가 있어, 습작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기우였다. 그동안 학교에서의 실습과 체험, 환자와의 만남 등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예비의사로의 과정을 글에서 엿볼 수 있었다"라며 총평을 했다.ⓒ의협신문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은 조광현 위원장은 "이번 심사에 주안점을 둔것은 기성작가가 아닌 의학도로서 얼마나 참신성 있고, 문법·구성·주제·내용 등을 잘 다루는가 였다. 특히 대상으로 선정된 조지현 학생의 <경계에서>는 3명의 심사위원이 최고 점수를 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누구나 경계인으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본연 존재론적 사유를 다룬 작품으로 생과 사의 대비, 죽음 등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전달해 대상으로 손색이 없다"고 대상 선정 배경을 밝혔다.

조광현 위원장은 "금상으로 선정된 <외상>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도 잘 보듬어야 한다는 치밀한 구성이, <유언>은 해부학 실습 이야기로 시작해 모 교수 은퇴에 대한 소회와 노부부 이야기 등 산만할 수 있는 주제를 하나로 잘 어우렀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에 회원들과 수상자, 관련 기성문단의 문인 및 축하를 해주러 온 의료게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의협신문
'제9회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 시상식 및 수필심포지엄'에는 한국의사수필가 회원과 수상자를 비롯해 기성문단 관계자와 의료계 인사가 참석,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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