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일차의료 강화 위해 전문약·의료기기 사용?
한의협, 일차의료 강화 위해 전문약·의료기기 사용?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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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정책페스티벌'서, 의약품 및 의과 의료기기 사용 확대 호소
보건복지부는 의-한 갈등 우려 신중한 태도…의협과 갈등은 불가피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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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가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한약유래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일반의약품 전체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및 의과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행정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차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커뮤니티케어 사업, 방문진료, 장애인 주치의제, 만성질환 관리제, 치매국가책임제 등에 동참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면서 한의사들의 참여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정책 2019 페스티벌(고령사회의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한의학의 역할과 미래)에서 한의학에 대한 국민의 만족도가 높고, 근골격계와 내과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질환에 강점이 있다며 일차의료의 수행에 적합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한의계는 ▲의과 의료기기 사용 확대 ▲한의 진료에서 제제의약품 사용확대 및 급여화 ▲공공의료에서 한의약 역할 증대 ▲지역중심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에 한의사의 참여 ▲한의사 장애인건강주치의제 연내 시행 ▲한의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시행 ▲치매국가책임제에 한의사 참여 보장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기본의학 통합교육 실시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 확대 등도 요구했다.

이승준 한의사협회 법제·약무이사는 "비 한약유래 의약품 중 일반 국민이 자유롭게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과 필요한 전문의약품 사용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의사의 의약품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사가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할 의약품으로 주사용 증류수, 생리식염수, 리도카인, 에피네프린, 덱사메타손, 클로르페니라민 등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약사법을 개정해 한의사의 한약(제제) 직접 조제권을 의약품 직접 조제권으로 재정립해야 하고, 천연물신약을 비롯한 한약제제의 건강보험 한의과 급여등재, 한의의료행위 보조의약품 및 응급의약품 관련 의료수가를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반의약품 전체에 대해 한의사의 사용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고동균 한의사협회 의무·법제이사는 고령화 사회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해야 하는 한의사에게 의료기기 사용과 행정지원은 필수라고 밝혔다.

줄자라도 써야 얼마큼 기록과 수치로 논의를 할 수 있는데, 줄자조차 사용하지 못해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정보생산을 하지 못해 근거중심 한의학의 발전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고 이사는 "한 예로 혈액검사의 경우는 한의사가 할 수 있는 행위로 유권해석이 이뤄지고 있으나, 정상적인 급여나 비급여 행위로 등록이 되지 않고, 대한의사협회의 반대를 핑계로 논의조차 조심스럽고,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액검사, 영상검사 모두 한의사가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환자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더욱 정확한 증상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의료기기(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정보를 얻는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관적 감각에 의한 정보가 아니라 객관화되고 정량화된 정보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런 객관화 정량화된 정보는 바로 도구를 통해서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고 이사는 "한의사가 X-Ray 영상진단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장애와 관련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애진단에서 행정적으로 배제돼 있고, 이런 이유로 장애인 주치의사업에서 한의사의 참여가 늦어지고 있다"며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그리고 도구에 대한 사용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서는 한의학이 근거중심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가가 한의학의 근거중심적 발전을 원한다면 의료기기의 사용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의협의 이런 정책제언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한쪽에서는 한의학 급여화를 반대하고 있고, 또 다른 쪽에서는 한의학 급여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의협에서는 의료기기 사용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려달라고 하는데, 이는 치과·의과 등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한의계에만 만족할 수 있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이 정책관은 "현재 의과와 갈등이 있는 의료기기와 관련 한의사가 쓰겠다고 밀어붙이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라며 "한의계를 둘러싼 의료계와 약계 등과 시간을 두고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의협의 의약품과 의과 의료기기 사용 확대 요구는 학문적 정체성과 면허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

의협은 오래전부터 "한의사가 한약 및 한약제제가 아닌 의과의약품(전문/일반)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법원과 검찰 역시 한의사의 의과의약품(전문/일반) 사용은 한의사의 면허 범위 밖의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하고 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뒤로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쫓는 한의사협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의료인단체로서 최소한의 윤리적인 의식과 양심도 없는 한의협을 의료법상 의료인단체에서 즉각 제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의사 의과 의료기기 사용은 의협이 총력 저지하고 있는 사안이다.

의협은 "안압측정기 등 5종 의과 의료기기는 그 원리가 한방이 아닌 의과 영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반드시 전문가인 의사에 의해 사용돼야 하며, 비전문가에 의해 사용될 경우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질적 보장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런데도 "비전문가인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넘어 건강보험 편입까지도 검토하겠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정책 페스티벌에는 의료계의 주축인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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