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로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주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치매예방에 있어 남녀별 다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는 질병관리본부 지원사업인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치매환자코호트 기반 융합 DB 및 파일럿 플랫폼 구축, 연구책임자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교수)을 통해 확인됐다.
20일 연구진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비만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이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대뇌피질 위축)되기 쉽고, 남성은 저체중인 경우 대뇌피질 두께 감소가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65세 이상의 1322명(남자 774명(58.5%), 여자 548명(41.5%))의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을 대상으로 MRI 영상의 대뇌피질 두께를 측정하고, 심장대사 위험요인과 대뇌피질 두께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이들 질환이 없는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뇌피질 두께가 얇았고, 특히 비만(BMI ≥ 27.5 kg/m2) 여성에서는 나이에 따른 대뇌피질 두께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낮은 교육 연수(< 6 years)도 두께 감소와 연관성이 있었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 저체중이 대뇌피질 두께 감소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뇌피질 두께 감소는 치매환자 뿐만 아니라 정상인에서도 인지기능저하를 예측할 수 있는 잠재적 인자로 알려져 있다. 대뇌피질 두께가 지나치게 얇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서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이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대뇌피질 두께가 더 얇아질 수 있고, 이는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되므로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남녀별로 치매 발병 위험인자가 다를 수 있음을 밝혀 치매예방의 실마리를 제공해준 의미있는 연구"라며 "여성은 비만, 고혈압, 당뇨 관리가 그리고 남성은 저체중관리가 치매예방 및 장기적인 치매 발병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남녀별 심혈관계 위험인자(cardiometabolic risk factor)와 대뇌피질 두께와의 연관성'이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에 9월 10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