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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안 뽑는 식약처? 오해라면 스스로 풀어라
의사 안 뽑는 식약처? 오해라면 스스로 풀어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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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의협신문 기자
이승우 의협신문 기자

제약산업과 바이오의약품산업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블루오션이라는 말이 회자한 지 오래다. 그러나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임상시험계획 및 심사·허가에 대한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전문성 부족 지적이 나올 때마다 임상·약리 등 전문가 특히 의사인력 충원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식약처에서 의약품 임상시험계획을 심사하는 의사 출신 심사관은 10여 명에 불과하며, 의약품 허가·심사 과정에 관여하는 의사는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도 과중한 업무 등 근무환경과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기존 심사관들조차 식약처를 떠나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에도 10여 명인 의사 심사관을 25명까지 늘리고, 외부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의약품 임상·심사·허가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대책이다.

식약처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는 대책을 반복해서 내놓는 데는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기존 공무원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의사 심사관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권을 가진 재정당국의 협조가 절대적이지만, 재정당국이 재정부담을 이유로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약처 역시 같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으레 재정당국 핑계를 대며 의사인력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급기야는 현직 의사 심사관이 식약처 임상심사계획 및 허가·심사의 전문성 부실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강윤희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원 의약품심사부 종양약품과 임상심사관은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국회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약처의 전문성 부실 문제를 지적하며, 식약처가 승인한 일부 의약품의 임상심사계획과 허가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 심사관은 해결책으로 의사 심사관 충원과 의약품 심사·허가 과정에 의사인력 배치를 제시하며, 문제 해결 시까지 시위 등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식약처는 전문성 강화 필요성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강 심사관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강 심사관이 허위사실 유포 등 식약처 계약직 심사관으로서 직무규정을 어겼다며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식약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의사인력 충원은 식약처만의 힘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외부와 내부의 전문성 강화 지적에 다소 억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식약처에 근무하는 의사 심사관이 10여 명에 불과하고, 의약품 정책·제도 결정 실무 관련 근무하는 의사가 본청에 1명뿐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약처가 의사인력 충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해명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억울함이 있다면, 오해가 있다면, 이제는 식약처 스스로 나서서 불식시킬 때가 왔다는 생각이다. 언제까지 인력충원을 위한 예산 지원에 미온적인 재정당국 핑계를 대며, 식약처에 대한 국민 신뢰를 깎아 먹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강 심사관의 시위 등을 계기로 대한의사협회도 의사인력 충원 등 식약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가 이번 기회를 잘 살려, 의사인력 충원 등 전문성 강화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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