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사람
우연히 거울 속에서 만난
사람아! 자네
도대체 누구인가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당신의 질량
그 어깨 위에
먼지가 켜켜이 쌓였네
웃으면 같이 웃고
한땐 같이 울었건만
깨어지고 미어지는 긴 세월을
함께 버텼건만
어쩌다 발등에 불이 붙었나
눈짓 하나에 돌아서다니
사람아! 사람아! 서둘지 말자
어느 날, 아니 언제라도
이 한 줌의 질량이야
가뭇없이 흩어질 것을.
인제의대 흉부외과 명예교수/온천 사랑의요양병원장/<미네르바>(2006) 등단/시집 <때론 너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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