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개편', 만성질환치료제 영업전략 영향?
'의료전달체계 개편', 만성질환치료제 영업전략 영향?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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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시 상종서 경증질환 진료 시 페널티…동네의원 처방 비중 늘듯
"의원 처방 확대, 기존에도 최우선 과제… 세부사항 등 지켜봐야"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정부가 빼든 '의료기관별 역할 정립' 칼날에 제약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만성질환치료제 영업활동에 막대한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만성질환 등 경증환자를 상급병원에서 진료할 경우 페널티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만성질환 등 경증질환 치료제 처방이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 약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환자 수가 많고 복용기간이 길다.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만성질환 치료제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약효와 안정성이 서로 엇비슷해 한번 순위가 정착되면 뒤집기 쉽지 않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판도를 흔들 기회다.

개편안 시행 시 상급종합병원 만성질환 진료 비중↓

내년 상반기 정부 개편안이 시행되면 상급종합병원은 경증(100개 질환) 외래환자에 대해 의료질평가지원금(상급종합병원 1등급 기준 외래진찰당 8790원)과 종병가산율(상급종합병원 30%)가 지급되지 않는다.

종별가산율 배제로 환자 본인부담금도 함께 줄어들지 않도록 본인부담률(현행 60%)은 인상된다.

또한 내년부터 상급병원 지정평가 기준이 기존 경증 외래 환자 비율을 17% 이내에서 11% 이내로, 경증 입원환자 비율을 기존 16%에서 14%로 강화된다.

이는 최저치 기준으로 더 적은 경증 환자 진료 시 차등점수(최고점 외래 4.5%, 입원 8.3%까지)를 부여한다.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 경증 환자 진료 시 수익도 줄고 평가점수도 떨어진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동네의원으로 회송 시 수가를 인정하겠다는 내용도 개편안에 담았다. 

그대로 적용된다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환자 진료는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예상이다.

반대로 동네병원의 경증질환 치료제 처방비중은 커진다. 제약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 부분이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동네의원 처방 확대 '기회'

당뇨병치료제 SGLT-2 억제제는 현재 동네의원 처방률이 55%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DPP-4 억제제의 동네의원 처방률인 65%인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낮다. SGLT-2 억제제 판매사는 동네의원 처방률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잡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시기에 맞춰 동네의원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인다면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있다. 동네의원 처방 확대를 노리고 있는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스타틴 시장의 경우 동네의원 처방 60%, 상급종합병원 15%, 종합병원 15%로 나뉘어 있다. 현재 상급병원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이 대부분인 반면 동네의원은 제네릭 처방 비중이 높다.

상급병원 처방 비중이 동네의원으로 넘어간다면 오리지널사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짤 필요가 있는 것.

만성질환치료제 오리지널사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이전에도 1차 의료기관 영업에 노하우가 있는 업체와 코프로모션 등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만성질환 처방 비중이 동네의원으로 넘어간다면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계는 몇 가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은 질환의 경·중을 가르는 세부 기준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당뇨병의 경증질환 기준은 주사제 사용 여부다. 인슐린 치료를 받는 당뇨병 환자는 경증 질환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기전이 다양해 지면서 3제, 혹은 4제까지 경구제를 사용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또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 합병증 위험이 큰 환자들을 경증 환자로 분류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또 만성질환의 경우 동반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다. 중증 질환을 동반한 환자의 경증질환 치료를 어떻게 구분할지도 관건이다. 이에 대한 구분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영업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에 따라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지금 단계에서 마케팅 전략 변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세부사항 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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