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옥수수 한 봉지 이야기
여름의 옥수수 한 봉지 이야기
  • 전진희 연세비앤에이의원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08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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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pan class='searchWord'>전진희</span>ⓒ의협신문
photo 전진희ⓒ의협신문

작은 검정 비닐 봉지를 내미는 당신은 
나의 오랜 단골환자 입니다.
 
내게 전해진 것은 봉지 안에 담긴 삶은 옥수수입니다.
 
'오늘 길에 맛있게 보여서 샀어. 입이 심심할 때 먹어' 
 
당신의 주름진 손이 전해준 것은 옥수수만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의 삶이 담긴 온기입니다.
 
손가락에는 먼지가 끼인 커다란 보석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목에는 주름을 돋보이게 하는 굵은 금 목걸이가 걸려 있습니다.
붉은 색의 화려한 블라우스를 입으신 당신의 미소가 종일 떠오릅니다.
 
옥수수 한 개를 집어 들고 입으로 크게 베어 뭅니다.
 
당신의 화려한 색감에 어울리는 작은 미소와 옥수수의 온기가 
나의 진료실을 찬란하고 소박하게 빛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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