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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신약 '경제성' 평가…"전제부터 잘못됐다"
항생제 신약 '경제성' 평가…"전제부터 잘못됐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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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항균요법학회 국회토론회, 항생제 신약 환자 접근성 문제 화두
이재갑 교수 "현행 경제성 평가 내성 고려없어...항생제 신약 못 들어와"
5일 대한항균요법학회가 마련한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회토론회 ⓒ의협신문
5일 대한항균요법학회가 마련한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회토론회 ⓒ의협신문 김선경

항생제 내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항생제 신약의 환자 접근성 확대를 절실히 토로하고 있지만,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산적했다. 개발 제약사의 높은 약가 요구는 차치하고라도 항생제에 대한 경제성 평가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항균요법학회는 5일 '급증하는 항생제 다제내성균 감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외 항생제 내성균 현황과 치료제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특히 항생제 신약에 대한 국내 환자 접근성 문제는 이날 토론회의 화두가 됐다.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다제내성균에 감염된 환자에게 쓸 항생제가 없다. 최근 광범위 항생제보다 특정 내성균에 잘 듣는 항생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 보급이 더디다"며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거나 출시됐더라도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제내성균의 한국 현황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쓸 항생제가 없어서 환자가 사망하고 있다"며 "확산 방지와 환자 치료를 위해 정부의 새로운 항생제 개발 노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원석 고려의대 교수(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도 한목소리를 냈다.

최원석 교수는 "2014년 이후 FDA에 승인된 항생제 신약 13개 중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1개뿐이고 이마저도 비급여"라며 "비급여는 전문가의 판단보다는 비용이 약제 선택의 기준이 된다. 항생제 옵션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정책 제안도 이어졌다. 항생제 도입·급여결정 과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제성 평가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갑 교수는 "최근 급여권 진입에 실패한 저박사의 경제성 평가를 보면 네로페넴과 비교하고 있다. 내성에 대한 고려없이 네로페넴과 비교하는 경제성 평가로는 100년이 지나도 국내에 항생제 신약이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약제의 허가는 적응증에 따른다. 하지만 내성에 대해서는 적응증을 받지 않는다. 항생제 경제성 평가의 전제 자체가 잘못돼 있는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항생제가 급여권에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최경호 보험약제과 사무관은 "항생제 신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에 공감한다"며 "임상적 유용성 평가에서 항생제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는 임상시험과 경제성 평가에 대한 구조적 단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생제 신약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외국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외국의 항생제 신약에 대한 평가 제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도 개선과 더불어 ▲의료기관 내 항생제 스튜어드십 지원 ▲혜택범위 보다 중요도에 따른 건강보험적용 확대 등에 대한 정책제안도 이뤄졌다.

최원석 교수는 "항생제가 급여권에 들어온다면 스튜어드십, 관리 체계가 중요해진다"며 "올바른 종류의 항생제를 올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항생제 내성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의료기관이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건보 보장성 확대 방향이 단순히 많은 사람의 이용할 수 있도록 진행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선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제내성균 관리, 치료 등에 대한 보장성 강화의 우선순위가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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