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받은 환자 사망 "의료진 과실 없다"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받은 환자 사망 "의료진 과실 없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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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시술 중 혈관 파열 발생 가능 인정…위험 완벽히 제거 불가능 판단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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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뇌동맥류에 대한 코일색전술을 시술받는 과정에서 원위부의 뇌동맥류가 파열된 후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이 없다고 판결했다.

의료진이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 통상적인 술기에 따라 시술했고, 의료진의 과실로 환자의 뇌동맥류가 파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망인은 2017년 3월 20일 A의과대학 부속병원(피고 병원)에서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뇌동맥류가 확인되자, 3월 23일자로 B병원에 진료 예약했는데, 예약일 전인 3월 21일 극심한 두통과 안검하수 증상으로 B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망인은 뇌 CT 촬영 결과 현재 뇌출혈은 없고 우측뿐 아니라 좌측에도 뇌동맥류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중환자실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3월 21일 오후 5시 50분경 A의과대학 부속병원 응급실로 전원 됐다.

이후 3월 22일 오후 2시 30분경 피고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우측 뇌동맥류에 대한 코일색전술을 정상적으로 시술받았고, 이어 좌측 뇌동맥류에 대한 스텐트(뇌동맥류에 삽입한 코일이 뇌혈관으로 튀어나와 동맥 폐색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한 기구) 보조 기법의 좌측 뇌동맥류에 대한 코일색전술(이 사건 코일색전술)을 시술받았다. 시술 과정에서 좌측 뇌동맥류 원위부의 뇌동맥이 파열됐다.

망인의 뇌동맥류가 파열되자,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에게 임시 풍선폐색술을 반복 시행했으나 내경동맥 부위에서 혈전이 발생했고, 혈전용해술을 실시하기 위해 좌축 중대뇌동맥 파열 부위를 차단할 목적으로 마이크로스텐트를 삽입했고, 혈전용해제를 동맥 주사했으나 스텐트 혈전증이 악화했다.

이에 피고 병원 의료진은 3월 22일 오후 8시 30분경 지혈 실패에 따라 두개골 절개 감압술(개두술)을 실시하기로 하고, 원고들(망인의 배우자, 자녀)에게 설명한 뒤 오후 9시 20분경 개두술을 시작했고, 오후 10시경 원고들로부터 동의를 받은 뒤 뇌척수액 배액술까지 시술한 뒤 3월 23일 새벽 12시 5분경 수술이 종료됐다.

그러나 망인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3월 24일부터 뇌 조직이 괴사하고 뇌부종이 발생해 뇌실질조직이 밀려나는 등 상태가 악화했고, 4월 20일 사망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동맥류가 파열됐다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동맥류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이 사건 코일색전술 시술 중 유도철선 또는 스텐트 원위부의 뾰족한 부분을 적절히 조작하지 못한 과실로 동맥류 벽에 자극 또는 힘을 가해 동맥류 부위의 모혈관을 파열시킨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 병원 담당 의사는 이 사건 코일색전술의 위험성이나 의료진의 시술 경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치료비, 위자료, 장례비 등의 손해에 대해 망인의 배우자에게 5210만 7804원, 자녀들에게 4473만 8536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밝혔다.

원고들의 주장에 대해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재판부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설명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스텐트 삽입 시술 상의 과실이 있다고 보지 않았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이 사건 코일색전술 시행 전에 원고들에게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의 목적 및 시술 과정, 시술 중 또는 시술 후 뇌동맥류 파열 및 그로 인한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등 설명 의무가 필요한 사항에 관해 설명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진료기록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하면, 피고 병원 의료진의 유도철선이나 스텐트 조작 상의 과실로 망인의 뇌동맥류가 파역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이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좌측 뇌동맥류는 다엽성 딸낭(daughter sac)을 가진 동맥류로, 이처럼 뇌동맥류의 모양이 다엽 형태를 보일 때 파열의 빈도가 높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딸낭이 동반된 경우 단순 모양의 뇌동맥류에 비해 파열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진료기록 감정 결과도 인용하면서 ▲모혈관 파열은 스텐트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중 하나로, 적절하게 시술을 하더라도 혈관 파열로 인한 출혈은 발생 가능하며 ▲시술 중 이런 위험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스텐트 삽입 시 혈관이 파열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진은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영상자료를 봤을 때 문제점이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을 발견할 수 없으며 ▲출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충분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스텐트 삽입 과정에서 유도철사가 뇌동맥류 안으로 들어갈 때 뇌동맥류는 항상 파열의 가능성이 있고, 유도철사의 끝부분은 뇌에 있지만, 조정은 대퇴부에서 하므로 아주 미세하게 조정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밝힌 재판부는 "당시 피고 병원 의료진은 통상적인 술기에 따라 시술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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