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발표...판 달라질까?
정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발표...판 달라질까?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9.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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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단기대책...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병·의원 이동 핵심
상종 경증진료 시 종별가산 0% 강력 패널티...형식적 의뢰절차 개선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그야말로 칼을 빼들었다.

각종 제도와 수가를 동원해 의료기관 종별 기능 재정립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개선, 의뢰-회송제도 개편, 진료의뢰서 개선 등 대책을 총망라했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의료기관 종별에 맞는 기능 재정립.

아프면 먼저 동네 병·의원에서 진찰을 받고, 필요 시 의사가 의뢰하는 적정 의료기관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상급병원-중증환자 진료 집중/ 경증외래 많이 보면 패널티]

일단 상급병원의 외래환자를 빼고 중증환자 진료를 높여나가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상급병원의 명칭을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중증환자 진료 시 이득을, 경증환자 진료 시 불이익을 줘 상급종합병원들의 진료행태 변화를 유도키로 했다.

■상급병원 지정평가, 경증 덜보고 중증 더보면 가점

당장 내년 실시될 상급병원 지정 평가(4기, 지정기간 2021~2023년)부터 달라진 기준을 적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상급병원 지정기준 가운데 경증입원환자 비율을 기존 16%에서 14%이내, 경증외래환자 비율을 17% 이내에서 11%이내로 강화해, 경증환자를 많이 보는 병원은 상급병원 지정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반대로 중증환자를 많이 보는 병원에는 이득을 준다.

중증입원환자비율을 기존 21%에서 30%이상으로 상향해 설정하되, 경증환자 비율을 앞서 언급한 기준보다 더 적게 유지하거나, 중증환자 비율을 기준보다 높게 유지하는 병원에는 별도의 가점을 준다.

■경증환자 진료시, 종별가산 0% 초강력 패널티

상급병원 수가도 경증환자 진료에 대한 보상을 줄이고, 중증환자 보상은 강화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구체적으로는 100대 경증질환 외래환자에 대해서는 의료질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고, 종별 가산율도 적용하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약제비 차등제를 진료비 부분까지 확대해 병원이 이들에 대한 진료를 제공한 경우 아예 종별가산율을 0%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의료기관종별 가산금은 의원 15%, 병원 20%, 종합병원 25%, 상급병원 30%. 종별가산이 0%가 되면 상급병원이 경증환자를 보고 받는 비용이, 의원의 수가보다 낮아진다.

경증환자에 대한 수가 보상을 줄이는 대신 중증환자에 대한 보상은 적정수준으로 조정한다.

증증환자 심층진료 수가를 인상하는 한편, 특별히 중증환자 위주로 심층진료를 시행하는 병원에는 별도의 수가체계를 적용하는 시범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형식적 진료의뢰 절차 개선]

■의사 직접 의뢰-환자 요구 구분 '다른 대우'

형식적인 진료의뢰절차를 개선해 단계별 칸막이도 높인다.

일단 진료의뢰의 원칙을 의사가 적정한 상급종합병원으로 직접 의뢰하는 '의사 직접 진료의뢰'로 정했다. 의뢰·회송시스템을 활용해 의사가 직접 의뢰한 경우에만 의뢰 수가를 적용키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진료의뢰서를 개별적으로 제출하는 환자보다는 의뢰·회송시스템을 통해 다른 병·의원에서 직접 진료 의뢰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접수·진료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평가도 실시키로 했다.

의사의 판단하에 직접 의뢰한 환자와 환자 스스로 요구해서 의뢰서를 받은 경우를 구분, 다른 대우를 하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는 환자들이 개별 제출하는 진료의뢰서를 폐지하거나,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아닌 환자 요구에 따른 의뢰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부과하는 등 추가 개선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진료의뢰서가 없어도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예외경로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손질해 나갈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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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증환자 지역 병·의원 회송 활성화

서울·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 의뢰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서울·수도권으로 진료 의뢰를 하는 경우 의뢰수가를 차등화하기로 했다.

또 상급종합병원 진료 후 상태가 호전된 환자는 신속히 지역 병·의원으로 돌려보내도록 회송도 활성화 할 계획이다.

적절한 후속진료가 가능하도록 회송 절차와 기준을 강화하면서, 각종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해 의료기관의 참여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종합병원·병원, 전문성 강화 초점]

상급종합병원에서 돌아온 환자들이 지역 내 병·의원에서 필요한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종합병원과 병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역에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는 종합병원을 (가칭)지역우수병원으로 시범 지정, 지역주민들이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기관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특정 과목이나 질환에 대한 전문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병원 지정·평가제도를 내실화하고, 지역에서 필수의료(중증입원·응급·심뇌혈관 등)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단위 필수의료 협력·연계의 구심점으로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의원, 게이트키퍼 육성...의원간 의뢰수가 신설]

동네의원은 의료전달체계 문지기가 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역 일차의료 기능 강화를 위해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관리 사업 및 의원급 교육상담 시범사업 등도 지속 확대하는 한편, 동네 의원간 환자교환도 적극적으로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다른 전문진료과목 의원으로 환자를 의뢰하는 '의원 간 의뢰'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의뢰수가를 시범 적용한다.

일차의료 기관간 환자 의뢰수가가 미비해 의원에서 병원 또는 상급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사례가 많은 만큼, 동네의원 그룹 내에서 환자를 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취지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으로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도록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신문 김선경

[환자 의료이용 행태 개선도 유도]

환자의 의료이용 행태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 수준을 적정화할 목적으로, 실손보험 등으로 인해 환자의 실 부담이 거의 없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손보험 보장범위를 조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금융위)와 함께 검토하고, 100대 경증질환을 가진 외래환자의 경우에는 상급종합병원 이용 본인부담률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키로 했다. 

환자의 적정 의료이용을 지원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홍보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전달체계 개편작업 시행을 위한 준비에 착수, 시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건강보험 수가 개선 관련 사항들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논의를 거쳐 내년(2020년) 상반기 중 시행한다. 

아울러 중장기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9월부터 의료계·수요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료기관 종류별·기능별 역할 재정립 방안, 의료자원 적정 관리방안, 환자의 자유로운 의료이용 선택 제한 필요성 등을 포함한 폭 넓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대책으로 경증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도록 여건을 개선하고, 환자가 질환·상태에 따라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진료의뢰·회송 등 협력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홍인 실장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면,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환자가 치료적기를 놓쳐 생명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가벼운 질환이 있는 분들은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는 등 국민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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