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파업' 법으로 보장된 '국민 기본권'
'의사파업' 법으로 보장된 '국민 기본권'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19.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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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의사파업은 근로자 기본권"
"적법한 파업, 응급의료 유지되는 한 반드시 보장해야"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7월 2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정부에 외과계 수술 수가 정상화·의료전달체계 확립·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7월 2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정부에 외과계 수술 수가 정상화·의료전달체계 확립·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을 요구하고 "전국 의사 총파업으로 의료개혁 반드시 완수하자"고 결기를 다졌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사 파업은 근로자 파업과 마찬가지로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료정책포럼> 최근호 시론(의사파업도 법으로 보장된 국민 기본권)을 통해 "파업에 대한 제재를 받는 경우 근로 조건에 대한 협상과 급여와 관련하여 매우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면서 "다른 근로자들과 같이 파업의 선택권이 없다면 자신의 고용에 대한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에 저항할 수 없기 때문이고, 이런 사태는 심각한 의료왜곡으로 우리사회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미디어를 통해 환자를 볼모로 한 비윤리적인 불법행위라고 매도했다"고 지적한 안 소장은 "당시 모 장관은 "시위에 가담하는 전공의 모두 군의관으로 징집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고 밝혔다.

안 소장은 "신성한 군복무 의무를 다하는 것이 국민의 도리라고 선전해 온 정부가 군복무를 '징계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조치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2000년 당시나 지금도 파업하는 의사는 비도덕적 인간이라는 주장은 아직도 의사는 사회적으로 고결한 특수 계층(noble class)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인술은 의술'이라는 보국 가치와 역사적 명제가 구성원과 사회에 배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힌 안 소장은 "우리 사회에서 의사 전문직의 속성에 대한 정확한 특성이나 의사 전문직업성의 논의가 매우 초보적이거나 발달 지연 상태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의약분업 투쟁에 앞장선 의료계 인사 9인 재판이 2001년 7월 31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현승·이철민·한광수·김재정·신상진·최덕종·사승언·홍성주·배창환. ⓒ의협신문
의약분업 투쟁에 앞장선 의료계 인사 9인 재판이 2001년 7월 31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현승·이철민·한광수·김재정·신상진·최덕종·사승언·홍성주·배창환. ⓒ의협신문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 강행에 반대하며 대한의사협회가 파업 투쟁에 나서자 정부는 2000년 7월 김재정 당시 의협회장을, 8월 한광수 의협회장 직무대행(서울특별시의사회장)을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료법·업무방해죄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2005년 9월 29일 대법원(2002도4317)은 김재정 의협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한광수 의협회장 직무대행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쟁투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배창환·사승언·이철민·홍성주 회원은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를 이끌며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신상진 위원장은 2006년 1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최덕종 전 의쟁투 부위원장은 벌금 1500만원을, 박현승 전 의쟁투 상근위원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의료계 파업을 둘러싼 정부와의 법정 다툼은 2013년 10월 29일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같은 해 12월 3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투자개방형 병원'(의료영리화 허용) 정책에서도 다시 불거졌다.

의협은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휴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참여자 4만 8861명중 3만 7472명(76.7%)이 집단휴진에 찬성했다. 의협은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등 정부 의료정책이 국민건강을 해친다며 2014년 3월 10일 집단휴진을 강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의협이 의사들의 휴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의료서비스 공급을 급격하게 감소시켰고,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해 환자의 후생을 감소시켰다는 이유로 5억원의 과징금 부과하고, 당시 노환규 의협 회장과 방상혁 기획이사를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

의협은 2014년 8월 7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5억원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하라는 민사소송(서울고등법원 2014누58824)을 제기, 2016년 3월 17일 집단휴진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공정위는 대법원(2016두36345)에 상고, 현재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기소하고, 의협에 벌금 3000만원을, 노환규 회장에게 징역 1년을, 방상혁 기획이사에게 벌금 20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2014고단9920) 형사 재판부는 판결을 계속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안 소장은 의사파업에 대한 선진국의 인식과 접근이 한국과는 사뭇 다른 점을 짚었다.

안 소장은 "독일·영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 의사파업권은 국민의 기본권 내지 정당한 권리로서 보장해 주고 있다"면서 "의사의 직무 속성이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감성 노동이 뒤섞여 고부담·고위험의 복합적인 고난이도 근로자적 속성을 이해하고, 의료 전문가로서 특별한 입장을 존중하기에 다른 모든 근로자와 형평성 있게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의협신문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의협신문

"의사 파업이 많은 대부분 유럽 선진국에서는 의사의 근로자적 속성을 인정하고, 근로자적 권리를 준수해야 한다는 기본권 준수에 대한 대원칙을 표방하고 있다"고 밝힌 안 소장은 "유럽연합은 근로자로서 건강한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적정 근무시간을 4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의 근로 조건을 정부가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합의를 가장한 구조적 폭력 상황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안 소장은 "고용주(정부)는 근로 조건에 대해 근로자와 합의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듯 의사의 근로 조건도 정부에 책임이 있다"며 "의사의 급여로 인식되는 의료수가를 정부 마음대로 변경하거나 우리나라와 같이 합의를 가장하기 위한 불합리한 구조적 폭력도 법적으로 허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사파업을 하더라도 응급 의료와 일부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의료현장을 벗어나는 '의료 철수'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짚었다.

"모든 의사파업은 응급의료에 대한 유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언급한 안 소장은 "의료가 국민의 기본권으로 정착되고, 월급받는 피고용의사와 개원의도 건강보험 급여를 수령하는 현대적인 의료구조에서 정부 주도의 수가통제라는 의사급여 착취에 대해 근로자로서 의사의 적법한 파업은 응급의료가 유지되는 한 국민의 기본권인 노동권의 행사로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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