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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넘치고 남는 것이 좋다? 의사인력은 예외"
"무조건 넘치고 남는 것이 좋다? 의사인력은 예외"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0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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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 정부 의사인력 부족 주장 반박
"증가율 가파르고, 젊은인력 많아...인위적 의사 증원 부작용"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무조건 넘치고 남는 것이 좋다는 통속적인 관념은 의사인력 관리 분야에서만큼은 배제해야 하며, 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지양해야 한다."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정책포럼> 최근호 '한국 의사 인력관리 소고'를 통해 정부의 의사인력 부족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이 의장은 "정부의 의사인력 부족 주장은 통계의 일면만을 취한 결과"라며 "이를 근거로 인력배출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 경우 의사 과잉공급과 이로 인한 의료공급체계 왜곡 등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했다.

보건복지부는 그간 OECD 통계 자료 등을 근거로 국내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여러차례 펴 온 바 있다.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가 인구 1000명당 2.2명으로 OECD 회원국(평균 3.3명) 가운데 가장 적으며, 이대로라면 2024년을 기점으로 의사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근거로 정치권과 정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국내 의사 수를 OECD 평균치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총선을 앞둔 시기에는 각 지역별로 의대신설이라는 선심성 공약도 남발하고 있다.

이 의장은 "국내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통계의 일면만을 본 결과"라며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24년을 기점으로 의사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OECD 최신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의사부족 우려가 낮은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힌 이 의장은 "정부는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도 강조했지만, 실제 2000년과 2013년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의사 수 증가율이 66.9%로 OECD 34개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의사들의 연령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의장은 "우리나라 전체 의사 중 55세 이상 의사의 비율도 OECD 국가 중 연국(13%)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15%를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55세 의사 비율은 OECD 평균 33%보다 휠씬 낮아 중장기적으로 의사인력 부족 우려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OECD 국가 의사 중 55세 이상 비율

반대로 국내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통계자료도 다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정책 판단 과정에서 인용하지 않은 자료다.

이 의장은 "OECD 회원국의 의사밀도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가 10제곱km당 10.44명으로 이스라엘과 벨기에 등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 의사 접근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독일·일본·이태리·영국보다도 환자가 의사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span class='searchWord'>이철호</span>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자료를 인용, "의사 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빠르면 2023년, 늦어도 2026년이면 OECD 평균인 인구 1000명당 의사 3명에 충분히 도달하고도 남는다"며 "정부가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정원을 인위적으로 늘린다면 결국 의사의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이 같은 근거로, "의사인력 관리의 문제는 '의료백년대계를 수립한다는 시각에서 다양한 사회상황을 종합적·장기적으로 분석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보건복지부는 통계 자료를 필요한 부분만 아전인수 격으로 인용하거나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이 의장은 "오류에 기초한 정책은 좋지 않을 결과를 가져와 그 피해가 커질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시는 서남의대 폐쇄와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도 강조한 이 의장은 "정부는 의사 수를 늘리는 일보다 의사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과감히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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