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쏠림 해법…"외래기능 축소·전달체계 확립"
상급병원 쏠림 해법…"외래기능 축소·전달체계 확립"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8.0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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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양기 의협 의무이사 '의료정책 포럼'서 상급병원 쏠림 해결방안 제시
"만성질환자 1회 처방일수 제한·진료의뢰서 유효기간 설정"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기능을 축소하고, 확실하고 예외 없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해결방법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최근 <의료정책 포럼> '이슈 & 진단'에 기고 글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쏠림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가 급격한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을 의료계와 협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현상이 현실로 확인된 이상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8년 상급종합병원 총진료비는 14조원으로 급증해 전년 대비 28.7%로 상승하는 등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해진 것이 아니라 상급종합병원을 찾을 환자들이 자연스럽게 늘어 쏠림 현상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발표는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고, 통계조차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양기 의무이사는 <의료정책 포럼> 기고 글에서 상급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가격'과 '의료전달체계'를 들었다.

이전에는 특진료, 상급 병실료, MRI, 간병비 등 4대 비급여가 존재해 상급종합병원의 가격 문턱이 있었는데, 특진료 폐지, MRI·상급 병실료 급여화, 간호간병서비스 도입 등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문턱이 사라졌다는 것.

민 의무이사는 "4대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통제기능이 없어진 의료환경에서 상급종합병원 이용 시 진료비 부담은 줄고 상대적으로 수요는 늘어나다 보니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상급종합병원은 환자에게 필요 이상의 검사를 하게 되는 등 의료자원의 비효율이 발생하고, 이는 진료비 상승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밝힌 민 의무이사는 "이는 정작 상급종합병원의 목적인 중증 질환자의 진료 기회까지 박탈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가격으로 의료이용 통제가 불가능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의료전달체계를 건너뛰어 상급종합병원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학의 재정에 많은 기여를 하는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수입을 올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 명의 환자라도 더 봐야 하기 때문에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자와 경증질환자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민 의무이사는 "거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에 따라 교수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진료량을 늘려 개인의 수입을 더 가져가기 위해 만성질환자, 경증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에서의 1, 2차 의료기관으로 환자 되의뢰가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민 의무이사는 "상급종합병원 의사들은 재진 환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 한꺼번에 6개월에서 1년씩 투약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대학병원 교수가 만성질환자 1회당 처방을 6개월 또는 1년씩 하지 못하도록 처방일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용어를 '전문종합병원'으로 바꿔 상급·고급의 진료를 하는 병원이 아니라 특정 난치성 질환에 특화된 전문진료를 하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며 종별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진료의뢰서에 유효기간을 정하자고도 제안했다.

민 의무이사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한 번 끊어주면 아무런 제한없이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다"면서 "진료의뢰서에 대한 유효기간을 정해 상급종합병원 이용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자원을 무한히 늘릴 수 없다면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의 쏠림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힌 민 의무이사는 "가격으로 인한 통제가 불가능하면 확실하고 예외없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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