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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허가 '로브레나', ALK 시장 판도의 '핵'
미국·유럽 허가 '로브레나', ALK 시장 판도의 '핵'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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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탁월 알레센자 1차 치료, 후속치료 부재 약점 보완
알레센자 뜨면 가라앉을 잴코리…화이자 방향성에 귀추

화이자의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로브레나(성분명 로라티닙)'가 미국·유럽 등 빅마켓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국내 도입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로브레나의 진입은 ALK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수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ALK TKI가 1차 치료제로서 속속 급여권에 진입했지만, 본격적인 시장 변화는 로브레나의 추이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LK TKI 시장은 지난해 말 로슈의 '알레센자(성분명 알렉티닙)'와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성분명 세리티닙)'이 급여권에 진입할 때까지 오랜기간 화이자의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가 독점해왔다.

다케다의 '알룬브릭(성분명 브리가티닙)' 또한 지난 4월 2차 치료제로서 급여권에 진입했으며 2021년경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잴코리는 지난해 3분기 아이큐비아 기준 133억원까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이후 4분기 118억 6000만원, 올해 1분기 81억 6000만원까지 실적이 줄었다.

올해 5월부터는 위험분담제(RSA) 계약 종료로 약가가 반토막났다. 약가에 따른 사용량 영향이 적은 항암제의 특성상 향후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라인에서 잴코리 대비 월등한 효과를 보인 알레센자의 실적도 아직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독립 평가변수 심사위원회(IRC)는 알레센자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을 24.7개월, 잴코리군은 10.4개월로 평가한 바 있다. 자체 평가한 34.8개월(잴코리군 10.9개월)과 IRC 평가의 차이가 있지만, 잴코리 대비 우월성을 충분히 입증한 것.

또한 잴코리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중추신경계(CNS) 전이에서도 탁월한 우월성을 보였다. 임상에서 알레센자군의 CNS 전이 발생률은 9.4%로 41.4%를 보인 잴코리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 같은 탁월한 효과는 1차 라인에서 알레센자가 잴코리를 대폭 대체할 근거가 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드라마틱한 실적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알레센자는 지난해 4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혔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분기 16억 3000만원에서 3분기 36억 7000만원까지 실적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4분기에는 31억 7000만원으로 줄어들고 12월 급여진입 이후인 올해 1분기에도 39억 2000만원의 실적을 보였다.

ALK 변이 신환 수가 적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2차 치료제의 부재도 배경일 수 있다. 알레센자를 1차 라인에서 사용했다가 실패할 경우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잴코리의 경우 실패했을 때 알레센자와 자이카디아, 알룬브릭 모두 대안이 될 수 있다. 1차 라인에서의 CNS 전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수 있지만, 단순 PFS만으로 비교가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알레센자의 약점을 극복할 대안이 잴코리 제조사 화이자의 로브레나가 될 수 있다.

로브레나는 알레센자, 잴코리, 자이카디아에 실패한 환자에게 2차 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 5월 유럽에서도 임상 3상을 조건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두가지 TKI에 실패한 3차 라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ALK TKI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13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로브레나는 2차라인 반응률 42.9%, 3차라인 반응률 39.6%를 보였다. 참여 환자 중 CNS 전이 환자는 67%였다.

로브레나가 시장에 진입한다면 알레센자의 1차 라인 처방에 대한 고민은 사라질 수 있다. 후속 치료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다는 부담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업적 부분만 놓고 볼때 로브레나가 시장에 진입하면 잴코리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 화이자의 로브레나 시장진입 전략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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