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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내 태아사망' 구속 당사자, 집회 마이크 잡고…
'자궁 내 태아사망' 구속 당사자, 집회 마이크 잡고…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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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구속 당시 참담…"동료 의사, 큰 고통 받고 있을 것"
"다음엔 내가 될 것 같았다"…전국 각지 의사 600여 명 동참
2017년도 '자궁 내 태아 사망사건'으로 인천지방법원에서 금고 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최종 '무죄'를 선고 받은 당사자, 이희정 원장(인천·산부인과)가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의협신문 홍완기
2017년 '자궁 내 태아 사망사건'으로 인천지방법원에서 금고 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최종 '무죄'를 선고 받은 당사자, 이희정 원장(인천·산부인과)이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의협신문 홍완기

산부인과 의료행위를 하다가 금고형을 선고받았던 의사 당사자가 '산부인과 의사 구속 규탄 집회'에서 당시 참담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2017년도 '자궁 내 태아 사망사건'으로 인천지방법원에서 금고 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최종 '무죄'를 선고 받은 당사자, 이희정 원장(인천·산부인과)이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이희정 원장은 "2017년 당시, 금고형을 받았던 당사자다.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상황이 어려웠고, 너무도 힘들었다"며 "하지만 대한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에서 도움을 주었다. 궐기대회, 탄원서, 의견서 등 많은 도움 끝에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말했다.

힘겨웠던 지난 시간을 회상하던 이 원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현재 구속된 안동 산부인과 동료분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으로 안다. 같은 산부인과의사로서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계실 것"이라며 "하지만, 동료의사들이 함께 있다는 것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사선생님과 가족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저와 안동 산부인과 선생님을 비롯한 전국의 산부인과의사들은 태아와 산모를 위급한 상황에서 구하기 위해 최선을 하다는 의사다. 그럼에도 의료소송에서 법정 구속같은 형사상 책임을 묻는다면,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산부인과의사를 하기 힘들다"며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여기 모인 선·후배 의사 모두가 진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안동 의사선생님의 석방과 정의로운 대법원 판결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집회장 옆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0여 개의 현수막 깃발이 휘날렸다. ⓒ의협신문 홍완기
집회장 옆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0여 개의 현수막 깃발이 휘날렸다. ⓒ의협신문 홍완기

대한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20일 서울역 앞 광장에서 대한산부인과학회, 모체태아의학회와 함께 최근 산부인과 의사가 금고 및 법정 구속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한 규탄 궐기대회를 주최했다.

집회에 모인 의사들은 대부분 개원의들이었다. 개원의사들은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A개원의(경북 예천·외과)는 "외과를 진료하고 있는 의사로서, 침습적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남일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고의가 아닌 의료행위에 의해 환자에게 안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나도 내일 당장 구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부당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집회 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B개원의(충북 청주·산부인과)는 "나도 산부인과의사다. 치료 과정에선 얼마든지 불가항력적인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일에 의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러시안 룰렛게임과 같다"며 "과정이 아닌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개원의(경북 경주·마취통증의학과)는 "의사들은 모두 항시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 모든 과가 그렇지만 산부인과나 외과 등은 더욱 안전성을 위협받는 일이 많다"며 "이런 일들로 모두 처벌을 받는다면 (의사)일을 하기란 너무 힘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사도 사람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많은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 악의가 없는 행위에 대해 이런 판결이 나온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판결이 계속되면 이제 지방이나 시골에서는 분만할 수 있는 병원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23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는 개원의는 "23년간 당직을 계속하면서 산모와 태아를 위해 헌신해 왔다. 어떤 의사가 환자를 걱정하지 않겠느냐. 절대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는 사람이 바로 의사"라며 "하지만, 이런 일로 구속을 당해야한다면, 과연 의사를 계속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대목동병원사건을 기억하실 것이다.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유방암을 앓고 있었던 의사에 대해 구속수사를 진행했다"며 "힘든 수술을 할 때마다 감옥에 가야한다면, 앞으로 의사들은 분만을 포함한 위험한 수술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홍완기
ⓒ의협신문 홍완기

집회장 옆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10여 개의 현수막 깃발이 휘날렸다.

'사명감으로 버텨온 산부인과 분만현장 떠나간다! 더 이상 핍박 말라!'
'의사도 사람이다. 무한책임 요구하면 의료계는 붕괴된다!'
'분만환경 파괴하는 사법부는 각성하라!'
'원인불명 산모사망 의사구속 웬말이냐?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정부 책임져라!'
'외줄타기 산부인과 더이상은 못견딘다!'
'불합리한 의료판결 의료질서 무너진다!'
'전과자를 양산하는 부당한 의료 판결 산부인과 없어진다. 사법부는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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