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선(善)한 시간에 모니터를 타고 말씀들이 날고 있다 한때 먹물을 튀기고 근엄과 때론 오만의 표정으로 단지 포퓰리즘으로 무장했던 세칭 언론들의 입에서 휘게(Hygge)의 저녁, 만찬 앞에 비린내를 쏟아낸다 말씀으로 말을 감싸고 눈빛은 처세로 희번덕거리며 썩은 이를 감싼 잇몸이 반듯한 주안상에 자리 잡았다 위세등등한 님 마음 헤아려 아부의 아지랑이가 피고 명성만큼 추해진 혓바닥으로 취한 말들이 넘쳐난다 어둑하게 사라지는 저녁에 창밖의 노을도 붉어지고 두 손은 침 튀긴 안경알을 쓴 소주 부어 닦고 있다
본명 서종호/인천노인전문병원 진료원장/월간 <신문예> 시 등단(2015)/아태문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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