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친분 명확한데 장기이식대상자 불승인 처분 위법"
"사적 친분 명확한데 장기이식대상자 불승인 처분 위법"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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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교회서 알게 된 지인에게 장기이식대상자 선정 신청 정당 판단
이식대상자 지정 시 기증자-대기자 관계 명확하면 '장기매매' 해당 안돼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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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가 장기매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장기를 기증하려는 사람이 신청한 장기이식 대상자 선정 불승인 처분에 대해 법원은 기증자와 대상자 사이의 사적인 친분이나 관계가 인정된다며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6월 27일 교회에서 봉사활동과 선교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사람(장기이식대상자, B씨)에게 장기이식을 하고 싶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청서를 낸 A씨(원고)의 '살아있는 자의 장기이식 대상자 선정 불승인 취소' 처분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B씨는 간경화로 치료받던 중 2015년 5월경 간암으로 진단받아 간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A씨는 2018년 11월 22일 질병관리본부(피고)에 B씨를 이식대상자로 선정해 간장 일부를 기증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장기이식 대상자 선정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2019년 1월 21일 A씨에게 "A씨와 B씨 사이의 사적 친분이나 관계를 확인할 만한 입증자료가 부족해 순수하게 장기를 기증할 만큼 명확한 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장기이식법 제26조에 따라 B씨를 장기이식 대상자로 선정함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A씨는 "B씨와 여러 해 전부터 C교회에서 함께 봉사활동과 선교활동을 하면서 사적 친분을 쌓게 됐고, B씨를 이식 대상자로 선정하려는 것은 이런 친분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진 결정"이라며 서울행정법원에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현행 장기이식법 제26조 제3항은 장기를 기증하고자 하는 사람이 본인 또는 배우자의 가족에게 골수를 기증하려는 경우 이외에는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 장(피고)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장기이식법 시행규칙 제23조 제2항은 '장기를 기증하려는 사람과 이식 대상자의 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장기이식법 제7조에서 정한 금지행위, 이른바 장기매매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식 대상자 선정을 승인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장기이식법 시행규칙은 이식 대상자 선정 승인 절차에 관한 세부 사항을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의 장이 고시하도록 위임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이식 대상자 선정 승인 절차에 관한 세부사항'을 고시했다.

고시에서는 장기기증을 기증자와 이식 대상자의 관계에 따라 '친족 간 기증', '타인 지정기증', '타인 순수기증', '외국인 기증' 등으로 구분했다. 타인 순수기증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식 대상자를 선정한 경우이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피고는 고시에서 여러 기증의 종류를 구분했는데, 장기매매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면 피고는 기증자와 이식 대상자 사이의 명확한 관계를 심사해 이식 대상자 선정을 승인해야 한다"고 봤다.

즉, 기증자와 이식 대상자 사이의 명확한 관계가 입증되면 장기매매에 해당하지 않는 '이식 대상자 지정기증'이기 때문에 장기이식법 시행규칙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대로 이식 대상자 선정을 승인하는게 맞다고 판단한 것.

서울행정법원은 A씨와 B씨는 C교회가 세무서에 법인으로 등록(2014년 9월경)하기 전부터 C교회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서 사진촬영을 했고, 사진에 날짜가 명확하게 기재되지는 않았지만, 2012년 7월경부터 함께 C교회에서 알게 된 사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C교회가 법인으로 등록한 날짜와 A씨와 B씨가 그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사실이 다르다는 이유로 피고가 사적 친분이나 관계를 부정해 내린 처분은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B씨는 2015년 5월경 간암으로 진단받고 즉시 장기이식법에서 말하는 장기등이식대기자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B씨의 건강상태, 간암의 진행단계 등을 고려해 장기 이식 이외의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B씨가 살아있는 사람의 장기를 매매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따라서 "A씨와 B씨 사이의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장기이식법 제7조에서 금지한 이른바 장기매매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며 "장기이식 대상자 불승인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 판결에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7월 16일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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