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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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종 원장(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9.07.0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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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병동
 말라비틀어진 의식에 물을 뿌린다 진한 농도의 진통제가 수액을 타고 흘러내린다 마비된 척추가 움찔거린다 슬픔과 고통이 잠시 위치를 바꾼다
 
 시들어가는 뿌리가 다시 고개를 든다
 
 
 면회시간에 맞추어 굳게 잠긴 기도가 문을 연다 허파꽈리는 심지를 불태우며 그렁그렁 소리를 낸다 산소마스크는 마지막 기포까지 우려내고 있다
 
 완화병동에 백색바람이 분다
 
 
 심장 박동기의 모니터가 깜박거린다 대기실 화면이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살려달라는 비명은 들리지도 않는데 코드블루가 반복적으로 떠오른다
 주치의는 활짝 열린 동공을 다시 노크한다
 
 
 서쪽 하늘에 막장구름이 몰려든다 각자 자신만의 아픔을 찾아 서로의 마우스를 클릭한다 산 그림자를 잉태한 바람이 일몰처럼 펄럭인다
 
 의식의 머리맡에 간병인이 사다리를 놓고 있다
 
김연종
김연종
 
 
 
 
 
 
 
 
 
 
 
 
 
 

경기도 의정부·김연종내과의원/2004년 <문학과 경계> 등단/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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