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가능한 기간 12~14주 제안
'낙태' 가능한 기간 12~14주 제안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9.06.1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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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권위 토론회...임신부 자기 결정권·태아 생명권 논의
'모자보건법' 개정 시한 2020년 12월 31일...총선시기 고려해 속도내야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19일 국회에서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와 입법과제' 토론회. ⓒ의협신문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 주최로 19일 국회에서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와 입법과제' 토론회. ⓒ의협신문

"임신중단에 대한 형법의 처벌에 근거한 범죄화 논란에서 벗어나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여성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기능을 하도록 허용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입법 방향을 정해야 한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임신중단)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 등에서 관련 모자보건법 개정 논의가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와 의료계 일각에서 임신부의 건강에 해가 없는 한 임신중단 허용 범위를 최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회는 19일 국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의 의미와 입법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춘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인권위원장) "헌재 결정에 따라 2020년 12월 31일까지 모자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 내년 총선 시기를 고려하면 개정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일이 충분치 않다. 최대한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임신중단 허용 범위, 임산부 자기결정권, 태아 생명권 등의 핵심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 토론회를 연 취지를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고경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사(산부인과 전문의)는 인심중단 허용 사유, 허용 기간, 판단 주체 등 핵심주제에 대해 다소 과감한 제언을 내놨다.

고경심 이사는 토론에 앞서 "임신중단이 합법화된 서유럽 국가들로 각기 다른 임신 주수 제한 규정과 요건들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각 나라의 보건의료 수준과 의료전달체계, 국민의 의료정보 가독성,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 사회적 요구 등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한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안전한 임신중단(safe abortion)'은 임신중단으로 인한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출산에 비해 높지 않고, 향후 가임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논문에 의하면 임신 8주 이내의 임신중단은 자연유산이나 출산의 위험보다는 낮으며, 임신 8주가 지나면 주수가 증가함에 따라 위험도가 2배씩 증가한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고 이사는 "국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에서도 임신 제1 삼분기(최종월경일로부터 14주까지의 기간)에 적절하게 수행되는 임신중단이 가능한 시기를 임신 12주 또는 14주 이내에 두는 국가가 다수"라고 말했다.

특히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서 임신중단을 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질의했던 결과로 임신 중단 시기는 평균 6.4주였고, 임신 확인 시 바로가 31.6%, 임신 8주 이하가 84%, 임신 12주 이하의 경우 95.3%로 답변하며, 대부분의 임신중단이 임신 12주 이하에서 수행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수술에 의한 임신중단을 임신 12주 이내 시행했을 때는 자연유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임신 14주 이상 중기 임신중단의 경우에 위험성과 합병증 발생이 높아지고 수술방법도 복잡해 잘 훈련된 의료인이라도 위험부담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밝힌 고 이사는 "중기 임신 중단의 경우는 외국의 사례처럼 다양한 허용 사유를 두어 제한하는 법적 장치들이 존재한다"면서 "임신을 인지하지 못해 진단이 늦어진 청소년이나 인지기능 장애 여성의 경우 등 특수한 경우에는 중기 임신중단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숙려기간을 두는 것에 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고 이사는 "자칫 숙려기간이 상담과 연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간만을 의무적으로 둘 때, 접근성의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숙려기간 동안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등의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숙려기간을 의무적으로 두기보다는 상담과 정보제공을 충분히 하는 방안으로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의 사례에서 숙려기간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돼 없애는 국가들도 있다"고 밝혔다.

의료인이 임신중단을 양심적으로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고 이사는 "현재 산부인과 개원의들 중심한 산부인과의사회는 의사의 양심적 거부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을 경우 임신중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패널티나 법적 제제가 올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산부인과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전공의가 자신의 양심에 따라 교육이나 훈련받을 것을 거부할 때도 위계질서 안에 있는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개인적인 선택을 존중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밝힌 고 이사는 "의사들의 의료서비스 제공 활동이 위축될 때 적절한 접근성의 장애가 되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의료계와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헌재는 지난 4월 19일 낙태죄에 대해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12월 31일까지 모자보건법 관련 조항의 개정을 주문했다. 4대 4로 합헌 결정을 한 7년 전에 비해, 4명이 헌법불합치, 3명이 단순위헌 의견을 냄으로써 대다수가 낙태죄의 위헌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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