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재검토…의협 강력 반발
행안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재검토…의협 강력 반발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6.05 18: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화재소방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선안 비현실적 "모두 반대"
병원 10곳 중 4곳 임대…화재예방·소방시설 설치 비현실적 지적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가 중소규모 의료기관의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 규정 강화를 위한 내부 검토 회의를 진행하자 대한의사협회가 다시 한번 반대 의사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5일 중소규모 의료기관의 화재안전기준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내부 회의를 개최하고,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화재소방법) 시행령(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자동화재 속보 설비, 실내 장식물 방염) 및 시행규칙(소방훈련·교육), '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피난시설 설치 의무 및 용도 제한 관련)에 대한 논의를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소방법 시행령 등은 지난해 6월 27일 소방청이 입법 예고했으나, 의료계 등의 반발로 아직 국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19일 소방청 주최로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등의 반대가 심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시 소방청을 비롯해 보건복지부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3년 이내에 설치(소급 적용)하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의료계의 반발만 샀다.

소방청 주최 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자 이번에는 행정안전부가 관련부처 간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행안부 주최 내부회의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법안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의협에 요청했고, 의협은 기존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적용 반대를 전제로 한 의견을 제출했다.

(표1)'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한 의견
(표1)'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한 의견

정부의 개선안을 보면 ▲면적 600㎡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스프링클러 설치 ▲면적 600㎡ 미만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원실을 보유한 의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원실을 보유한 의원 자동화재 속보설비 ▲모든 의료기관 실내장식물 방염 ▲진료과목·마취 여부 등 세부 특성을 고려한 소방시설 설치기준 마련(화재안전기준) ▲연 1회 이상(소방서장 등이 요청하는 경우 분기마다 추가 가능) 소방훈련·교육(소방훈련 진행 시 소방관서 현장 확인 등의 훈련 실효성 제고) ▲일정 층수 이상이거나 입원실을 보유한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대피공간 마련 등 거동불편 환자를 고려한 안전시설 추가 설치(피난시설 설치) ▲방화에 장애가 되는 용도의 제한 규정 강화(입원실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도 위락시설 등 화재위험이 높은 업종 동일 건축물 입점 금지) 등이 포함됐다.

의협은 의견서에서 실내장식물 방염 부분 수용을 제외하고 모든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 규정 강화에 대해 반대했다.

(표2)'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
(표2)'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대한 의견

의협은 화재소방법 시행령과 관련 ▲영세한 중소 의료기관에서는 막대한 비용의 스프링클러 및 간이 스프링클러의 설치가 어려움 ▲임대형식의 운영이 대부분인 중소 의료기관에서 각종 소방시설 설치에 따른 건물주와의 마찰 예상 ▲계약, 타 업종과의 시설물 공유 등의 한계로 임차인(중소 의료기관)의 일방적인 임의 시설변경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설 변경을 했더라도 계약 종료 후 원상복구에 필요한 추가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협은 "각종 소방시설 설치를 위한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의료기관에서는 진료할 수 없으므로 입원환자의 퇴원 조치, 진료 공백은 물론 의료기관의 폐쇄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입원실을 운영하는 소규모 의료기관의 경우, 주간 입원·당일 수술 및 처치 등의 경증 질환 입원이 대부분이므로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 규제에서는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건물의 타 업종에서 화재 발생의 위험이 있으므로 의료기관만 의무화한다고 해서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할 수 없다고도 우려했다.

(표3)'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대한 의견
(표3)'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대한 의견

기존 스프링클러 등 시설기준 강화 내용을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되기 전 이미 관련 단체와 충분한 논의가 되지 못한 것도 꼬집었다.

의협은 "정부 검토안에서 제시한 마취나 수술은 거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행해지는 술기로 진료과 특성에 따른 화재안전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행처럼 폐쇄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한 안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화재소방법 시행규칙과 관련해서는 "현재에도 의료기관에서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각종 행정 업무와 준수사항 등으로 인해 이미 과도한 상태이며, 소방 훈련 및 교육 실시를 현재보다 더 늘리게 된다면 의료기관 본연의 업무인 진료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인력이 부족한 소방관서 또한 소방관과 공무원들의 추가 업무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며 "화재 발생에 따른 피해는 의료기관의 화재 예방 인식 부재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므로 훈련 및 교육 시행은 의료기관 상황에 따른 자율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건축법 시행령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도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입원환자는 주간 보호, 대부분 가벼운 수술 및 단순 처치로 인한 입원환자로, 비교적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 거동 불편 등으로 인한 화재 대피가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가 아니므로 이를 확대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것.

또 의원급 의료기관은 임대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인데, 각종 피난시설을 의료기관 단독으로 설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며, 이를 의료기관 운영에 따른 규제로만 적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타 업종과 차별이 될 수도 있으므로 업종이 아닌 전체 건물시설에 따른 피난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의료기관의 위락시설과 함께 입주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건물의 내화시설 여부가 더욱 중요하며, 내화시설이 갖춰진 건물이라면 용도 제한 규정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협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 중 1422곳(전체의 37.3%)이 자가 건물이 아닌 임대로 운영되고 있다.

더군다나 임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영세한 중소규모 의료기관은 스프링클러를 제대로 설치하려면 약 10억원의 비용이 들고,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고 해도 1∼2억원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설치비용 및 진료 공백으로 인한 손실 보전비용 전액을 지원하지 않으면 무리가 따른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 살리기 TF가 지난 3월 대한지역병원협의회 회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조사에서도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 10곳 중 7곳은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적용을 반대했다.

또 병원 스프링클러 장치가 설치된 곳은 25.8%에 불과했고, 설치가 되지 않은 곳은 74.2%로 나타났다.

설치비 100% 이상은 국가가 보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70.1%를 차지했고, 사유재산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와 건물주인이 스프링클러 설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vic.. 2019-06-13 15:54:40
의.협이 반대하면 무조건 안되는 구나. 의협은 신적인 존재냐?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