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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기능성 화장품 출시 강행 브레이크 걸릴까?
아토피 기능성 화장품 출시 강행 브레이크 걸릴까?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9.06.0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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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의사들, 시민단체·환자단체와 출시 반대
아토피 치료 효과 오인...적절한 치료 시기 놓쳐
학계, 시민단체, 환자단체 대표자들이 5일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토피등 질환명을 포함한 기능성화장품 허용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의협신문
학계, 시민단체, 환자단체 대표자들이 5일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토피등 질환명을 포함한 기능성화장품 허용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다. ⓒ의협신문

피부과 의사들이 아토피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포장된 기능성 화장품 출시를 막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능성 화장품이 마치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는 화장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고 병의원에 오기까지 근거 없는 치료에 시간과 돈을 허비할 것이라는 게 반대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문가의 일관된 반대에도 편법을 써서까지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하려는 배경에는 '화장품 대기업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라고도 추정했다. 피부과 의사들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대기업 10곳이 아토피 화장품 출시 마치고 식약처의 허가만 바라보고 있다.

식약처는 2017년 1월 시행규칙 제2조를 개정해 '아토피성 피부로 인한 건조함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질병명이나 의학적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해할 여지가 있는 화장품 출시를 금지'하는 화장품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는 하위법령 개정이라는 비판이 당장 쏟아졌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 등은 아토피 환자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해 기능성 화장품을 쓰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반대했다.

피부과 의사의 이런 우려에 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지난 5월 14일 기능성 화장품이 아토피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허위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화장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피부과학회와 피부과의사회는 한발 더 나아가 5일 소비자시민모임과 성인아토피희망나눔회 등과 기능성 화장품 출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민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질병명이 화장품으로 표기되는 순간 의약품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수많은 임상시험을 거쳐야 치료제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 아토피 기능성 화장품을 굳이 출시하려면 효과를 의약품 수준에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상임고문은 "아토피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되면 소비자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판할 가능성이 크다"며 "식약처가 산업 진흥을 위해 소비자의 건강 등을 해치려 한다"고 지적했다.

서성준 피부과학회 회장은 "치료 효과가 있지만 비싸 쉽게 급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듀피젠트'와 아토피 치료 의약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치료 효과도 없는 기능성 화장품에 사회적인 비용을 들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식약처는 피부과의사회와의 최근 만남에서 "전문가의 반대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다"며 "기능성 화장품 출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아토피 기능성 화장품 출시를 요구하는 화장품 업계의 압박과 시민건강 사이에서 어떤 균형감 있는 결정을 내릴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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