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료기관 본사업 코앞인데 문제 수두룩
재활의료기관 본사업 코앞인데 문제 수두룩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6.04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 요양병원들 "의사·간호사 인력 못구해...기준 낮춰야"
재활치료 1일 최대 4시간만 인정…급성기 7시간과 차별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본사업 제1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을 앞두고 인력기준 및 수가기준 등에 문제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이정환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본사업 제1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을 앞두고 인력기준 및 수가기준 등에 문제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이정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재활의료기관 본 사업을 앞두고, 의료 현장에서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및 간호사 인력 기준이 비수도권 의료기관에 매우 불리하게 돼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특히 치료 시간 단위당 재활치료 수가를 인정해주는데, 1일 최대 4시간(16회)으로 한정하고 있어 급성기 의료기관 및 요양병원에서 뇌·척수질환의 경우 1일 최대 6∼7시간까지 인정해주는 것과 형평에 맞지 않아 회복기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가 오히려 재활의료기관을 회피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오후 2시 서울성모병원에서 '본사업 제1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설명회'를 개최하고, 본사업 추진 방향 및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 및 평가, 재활의료기관 인증제 적용 방안, 재활의료기관 수가 산정 방식, 한국형 재활환자분류체계 및 재활환자 평가 방식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보건복지부·심사평가원 실무자들에 따르면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건강권법)에 따라 2019년∼2022년까지 최소 30개 재활의료기관(5000병상 규모)을 지정해 본사업(제1기)이 시작된다.

또 의료법에서 정한 병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재활의학과를 두고 재활 의료를 행할 목적으로 지정된 재활의료기관의 시설·인력·장비 기준을 심사해 본사업에 참여하도록 의료기관 인증을 하게 된다.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에는 요양병원들의 지정신청이 줄을 설 것으로 보인다.

윤동빈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사무관이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정환
윤동빈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사무관이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이정환

본사업 대상 질환은 중추신경계 질환(입원 적용 기간 180일), 근골격계 질환(고관절·골반·대퇴의 골절 및 치환술 입원 적용 기간 30일 / 하지부위 절단 입원 적용 기간 60일), 비사용증후군(입원 적용 기간 60일)이 대상이다. 비사용증후군은 한국질병분류코드에 없는 환자군을 말하는데, 수술 후 현저한 기능 저하를 보여 회복기 재활이 필요한 환자이다.

요양병원에서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받기를 원할 경우 재활의학과 전문의 3명을 둬야 하고, 간호사는 입원환자 6명당 1명을 두도록 했다. 서울·인천·경기 지역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2명 둘 수 있도록 했다.

회복기 재활환자 비율은 전체 입원환자 중 40% 이상이 되어야 하고, 이것이 미달할 경우 재활의료기관 지정이 취소된다.

수가는 통합계획관리료(4만 5970원∼5만 7450원), 통합재활기능평가료(3만 7510원∼8만 3590원), 입원료 체감제는 입원 180일 한도 내에서 100% 인정, 치료 시간당 단위당 수가는 1일 초대 4시간(15분 기준 16회)으로 산정, 지역사회연계료(통원계획료, 기관 내 활동료, 현장 방문활동료, 통합재활 안전방문 관리료)로 구분했다.

이밖에 한국질병분류코드는 급성기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돼 재활 환자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한국형 재활환자분류체계(KRPG)를 새롭게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이런 기준에 대해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비현실적인 기준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양병원 A관계자는 "근골격계 고관절, 골반, 대퇴골절 및 치환술 입원 적용 기간을 30일로 한정했는데, 이 기간은 골절 수술 후 1차 골유합도 이뤄지지 않은 시기에 해당하므로, 일본의 경우처럼 60일까지 입원 적용 기간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안정해야 할 시기인 골절 후 30일 이내에 회복기 재활 치료를 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도 없고 환자에게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요양병원 B관계자는 인력기준에서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의 경우 서울·인천·경인 지역 이외의 지역은 인력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환자 수 40명당 1명의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두도록 한 기준과 환자 6명당 1명의 간호사를 두도록 해 비수도권에서는 인력 충원이 힘들다"고 밝힌 B관계자는 "인력 기준을 지키라고 하면 요양병원 중에 회복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은 전국에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요양병원 C관계자는 "재활 치료 단위 시간이 1일 최대 16단위(1단위=15분, 4시간)로 되어 있어서 현재 뇌·척수 질환의 경우 급성기 의료기관이거나 요양병원을 구분하지 않고 발병 후 2년까지 1일 최대 6∼7시간 정도 치료를 인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치료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역설이 발생한다"며 "이로 인해 회복기 환자가 재활의료기관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이날 설명회에는 물리치료실 장비 및 운동치료실 장비 중 일부가 장비 기준에 불필요하게 포함돼 있다는 지적, 소아 재활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다는 지적, 기존의 재활전문병원을 재활의료기관에 포함할 수 있는지, 처음부터 재활의료기관 지정을 목표로 신축한 병원의 경우 어떻게 지정받을 수 있는지, 한의사가 개설한 요양병원이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 신청할 때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및 심사평가원 관계자들은 전문가 및 관련 단체 등과 더 논의해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