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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아티린' 장기임상 효과 확인? 이건 좀...
'글리아티린' 장기임상 효과 확인? 이건 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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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오리지널 제품명 글리아티린) 효능 논란에 종근당이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 장기 효능입증의 중간결과라며 발표한 임상은 반전을 노리기엔 지나치게 초라하다.

종근당은 최근 허혈성 뇌손상과 알츠하이머를 동반한 환자에게 글리아티린의 효능을 확인하는 아스코말바(ASCOMALVA) 임상의 3년 추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는 글리아티린의 원개발국인 이탈리아의 아멘타 카멜리노대학 교수가 진행했다.

발표에 따르면 도네페질과 글리아티린 병용군은 도네페질과 위약 병용군에 비해 치료 효과를 거뒀다.

임상 개시 36개월 후 인지기능 평가지수인 MMSE 점수에서 글리아티린군은 기준치 대비 2점 감소, 위약군은 5점 감소했다는 것. ADAS-cog 점수는 위약군이 15점 이상 상승했지만, 글리아티린군은 5점 상승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종근당은 발표 이후 '글리아티린 장기임상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 효과 입증'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수십여곳의 매체에서는 글리아티린의 치료 효과 입증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어디에도 해당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나 임상 참여 당시 평균 연령, 알츠하이머 정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의협신문]이 종근당으로부터 전달받은 요약본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는 총 62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효과를 입증했다기에 턱없이 부족한 모수다.

이 자료에도 임상 디자인에 대한 설명은 없다. 임상 디자인에 대해 종근당에 문의했지만, 확인해보겠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임상 디자인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글리아티린 효과 입증 홍보활동으로 보인다.

2012년 시작된 아스코발마 연구는 글리아티린의 효과에 대한 유일한 임상 데이터다. 이번 발표는 아스코발마 연구의 연장선에서 3년간 추적 연구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2012년으로부터 3년 후는 2015년. 자료 분석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발표 시기가 뜬금없다.

이 중간결과 논문이 이탈리아어로만 작성돼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대부분의 제약 선진국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전문의약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이 상기되는 부분이다.

종근당에 따르면 이날 발표에서 아멘타 교수는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초기 치매환자와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의 치료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임상은 허혈성 뇌손상과 알츠하이머를 동반한 환자군으로만 구성돼 있다. 초기 치매환자와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 치료에 좋은 대안이 될 지, 안될 지와는 연관이 없다.

이 같은 국내 제약계의 근거 모자란 홍보가 치료제 개발이 더딘 상황에서 치매 치료현장에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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