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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첩약급여화 찬반 격돌...내홍 양상
한의계 첩약급여화 찬반 격돌...내홍 양상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9.06.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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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약 표준화 결국 한의학의 정체성 위협할 것"
찬반 세력 결집 세 대결 구도 시범사업 불투명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의협신문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의협신문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에 대한 한의계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데 따라 찬성 측도 결집하고 있다. 첩약급여화를 두고 한의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위원회와 대한한의사협회 제주지부가 5월 31일 보건복지부와 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한약사회 등이 추진하려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는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이번에 찾아온 기회를 또다시 걷어찬다면 앞으로 첩약급여화에 대해 정부가 더는 한의계와 대화하지 않으려 할 것이며, 추락한 신뢰로 향후 어떤 집행부가 일하더라도 정부와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2년 한의계 내부 반발로 엎어진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이 2019년 또다시 좌초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최근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한 한의계의 반대 목소리가 녹록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듯 "전국적인 시범사업 추진이 어렵다면 제주지부라도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대안까지 내놨다. 첩약급여화 찬성 측의 절박함이 드러난다.

찬성 측이 절박한 이유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한 한의계의 반대 목소리가 과반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한의사회는 5월 28일 투표 대상 3585명의 한의사 중 65.2%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을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이상운 서울시한의사회 선관위원장은 "투표 결과는 서울지부의 정책 기조를 결정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5월 중순부터 동국한의대와 대구한의대, 경희한의대, 대전한의대 동문 등은 약사와 한약사가 참여하는 정부의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불참을 릴레이 성명 형태로 촉구하고 있다.

반대 측은 약사와 한약사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한의사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현실적인 우려와 표준화해서는 안 되는 첩약을 표준화하려 시도하는 것은 한의학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본질적인 이유 등으로 첩약급여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런 한의계의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참여 반대 기류는 첩약급여화 뿐 아니라 한방제제 분업, 의료일원화, 한의사의 현대의료 기기 사용 반대 등으로 옮겨붙고 있다.

이미 한의계 자생 단체인 지난 5월 '국민건강 및 민족의학수호 연합회(국민연)'는 '의료일원화로 한의학이 소멸될 것'이라며 의료일원화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12일 한의협이 주최한 '첩약 건강보험 공개토론회'에서는 '최혁용 회장이 전체 한의사의 이익이 아닌 자신이 소유한 제약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민연을 비롯해 몇몇 단체는 아예 성명서를 통해 공개적으로 '최혁용 회장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한의계의 내홍은 7년 만에 재추진하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물론 최혁용 한의협 집행부마저 집어삼킬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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