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쉬라는 우주적 기운 느꼈다"…무단 결근 직원, 임금은?
"하루 쉬라는 우주적 기운 느꼈다"…무단 결근 직원, 임금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6.06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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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결근 시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임금 삭감 가능
3일 이상 무단결근 시 '해고' 가능하지만 구체적 사정 고려해야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이미지=pixabay) ⓒ의협신문

직장인들은 아침마다 '결근'의 유혹에 빠진다.

날씨 좋은 날 길가에 핀 예쁜 꽃과 맑은 하늘을 보고 있자면, 회사로 가는 발길을 당장 멈추고 싶어진다. 과음한 다음 날이나,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을 뿌리치기란 연인과의 이별보다 어려울 때도 있다. 이밖에도 직장인들은 가지각색의 이유로 결근을 희망하거나 택한다.

미국의 케리어 빌더라는 취업포털사이트는 2016년 직장인들의 이러한 '결근 사유'를 조사했다. 그 중, 가장 기발한 결근 사유 TOP 10을 꼽았다.

가장 터무니없는 결근 사유로는 ▲할머니가 독 넣은 햄을 먹였다. ▲침대 밑에 껴서 못 나왔다. ▲놓친 샌드위치를 급히 잡으려나 팔이 부러졌다. ▲하루 쉬라는 우주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바람피운 게 들통나 아내가 버린 물건을 쓰레기통에서 꺼내야 했다. ▲머리를 빗다가 눈을 찔렀다. ▲아내가 속옷을 모두 세탁기에 넣어버렸다. ▲회사 파티에 가져가려고 만든 음식이 마음에 안 들었다. ▲비타민D가 모자란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바다에 갔다. ▲고양이가 자동차 서랍에 꼈다. 등이 있었다.

직장인이 보기에는 너무도 재밌는 이유일지 몰라도, 고용주들은 웃을 수만은 없다. 결근으로 인한 빈자리를 누군가는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을 운영하는 '고용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원장님, 아이가 아파서 오늘 출근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ㅠ_ㅠ'

A의사는 서울에서 내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다. 직원 4명을 고용하고 있다. A의사는 요즘 직원 한 명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B직원은 두 아이의 엄마다. 이전에도 갑자기 결근하는 일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빈도가 높아졌다. 아이가 아프다는 이유였다.

유명 M의료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A의사는 "아이가 아프다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다"며 "하지만 갑자기 결근하는 일이 많아지니 다른 직원들의 업무가 늘어나 불만이 많다"면서 고민을 털어놨다.

급 결근을 반복하는 직원, 해당 일을 무급으로 처리해도 될까? 조치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먼저, 근로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둘은 철저한 계약관계다.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를, 사용자는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한다.

송예진 노무사(노무법인 노동과인권)는 "해당 사례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중단됐을 경우, 임금 지급 또한 중단된다. 결근에 따른 임금삭감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무단결근'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 사유가 될 수도 있다.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례도 있다.

송예진 노무사는 "일부 판례는 무단결근에 대해 3일 이상 계속된 무단결근, 7개월간 3회에 걸쳐 약 10일간 무단결근한 것이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판단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해고를 할 때는 결근 시기, 원인, 결과, 사업장 관행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경우, 근로기준법 제23조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업장 관행에 따라 해고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직원 본인이 '질병' 등의 이유로, 결근했을 경우는 어떨까?

송 노무사는 이 경우에도, 사업장 내 병가 규정이 따로 없다면 임금삭감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송 노무사는 "해당 직원이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았고, 사업장 내 병가 규정이 없는 경우, 사유에 관계없이 결근에 대한 임금삭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용자는 질병 등 건강상의 문제라 하더라도 결근이 반복됐을 경우, 마찬가지로 최후 수단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의 배려조치가 전제돼야 하며 사유가 합리적인 기간 내 해소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송 노무사는 "근로자의 고의·과실이 전제되지 않은 일신상 사유로 인한 해고는 통상해고"라고 설명했다.

"통상해고의 경우, 해고 사유로 인정되기 위해 사용자가 근로관계 종료 전 그 사유를 개선하거나 해소해 근로자가 근로이행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배려조치를 했는지를 전제로 한다"면서 "또한 그 사유가 합리적인 기간 내 해소될 수 있는 것인지를 고려해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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