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외과계 의사들 반발
'수술실 CCTV' 외과계 의사들 반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5.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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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계 학회·의사회 반대 성명…"국민건강 위협할 것"
인권 침해·신뢰 저하·외과계열 기피 등 우려 한 목소리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의협신문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환자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찬성 의견과 수술 집중도 저하와 인권 침해 등을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의료계는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술'을 주로 시행하는 외과계의 반대가 특히 거세다.

반대 이유로는 크게 ▲수술 질 저하 ▲환자 및 의료진 인권 침해 ▲의사-환자 신뢰 저하 ▲외과계 기피 현상 심화 등을 꼽았다.

외과계 9개 학회는 30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안전한 수술 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며 공동 반대성명을 냈다. 대한외과학회, 대한비뇨의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입을 모았다.

외과계 학회들은 "일부 예외적인 일탈을 마치 전 의료기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성급한 감시체계 도입은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를 무너트릴 것이다. 인권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술 질 저하와 환자·의료진의 인권 침해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전신 마취 중인 환자의 신체 노출이 불가피한 수술실의 특성과 CCTV를 관리하는 운영자, 기술자, 수리기사 등 해당 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가 많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해킹·복제·불법 유출 위험을 우려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회복지시설 내 CCTV 설치가 입소 노인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공익 목적에 맞지만, 오히려 입소 노인과 종사자의 사생활과 자유 등이 침해될 우려가 상당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점도 짚었다.

외과계 학회들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법으로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단순한 발상"이라며 "수술실에서 일어나는 환자 안전 이슈는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불합리성에 기인한 것이다. 외과계 의사의 부족 해소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안정성 보장, 수술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을 선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 중요 부위 노출 불가피…'CCTV' 악성 해커들 표적"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환자의 민감 정보 유출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짚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30일 반대 성명을 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산부인과 수술 특성상 수술 부위 소독 및 수술 과정에서 여성의 중요 부위 노출이 불가피하다"면서 "수술실 CCTV 촬영이 이뤄지면 영상자료를 관리 감독하더라도 확인 과정에서 운영자 등 관계자의 손을 거치며 영상 노출 위험성이 높고, 유출 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60%가 "수술실 CCTV가 수술 시 집중력 저하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한 점도 언급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수술을 회피하고 소극적인 수술 방법으로 치료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이는 국민의 건강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부인과학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료사고 예방에 대한 효과가 확실치 않다. 정상적인 진료를 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의사들을 감시·규제하는 법안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의료사고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먼저 정부·의료계·환자단체 등이 함께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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