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안아키' 한의사 '징역형'
대법원 '안아키' 한의사 '징역형'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5.3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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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의약품제조 등 혐의 인정, 징역 2년6월·집행유예 3년·벌금 3000만원
대법원, 30일 극단적 자연치유 육아법 주장한 한의사 상고 '기각' 판결
ⓒ의협신문
ⓒ의협신문

인터넷 카페와 서적을 통해 극단적인 자연치유 육아법을 전파해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킨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운영자인 A한의사에 대한 징역형과 벌금형이 최종 확정됐다.

A한의사는 2018년 7월 27일 1심판결(대구지방법원)에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약품 제조 등)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해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대구고등법원은 지난 2월 12일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한의사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5월 30일 오전 10시 판결에서 상고를 기각, 1심 판결에서 선고한 징역형을 그대로 인정했다.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검증되지 않은 단순한 첨가물 여과 보조제로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관리·제조된 활성탄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영유아 부모에게 적극적으로 복용을 권고하는 등 죄책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활성탄 제품에서 납이나 비소 등 유해중금속이 나오지 않은 점 ▲소화에 효능이 있다고 판매한 제품의 경우도 유해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상해나 부작용을 유발해 기소된 바가 없는 점 ▲부작용 등을 수사기관에서 명백하게 입증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한의사는 부작용 사례가 쏟아지는 등 '아동학대' 논란이 커지자 안아키 카페를 폐쇄했다가 2017년 6월 20일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 카페를 다시 개설했다. 검찰 기소 후에도 유사 안아키 카페를 개설해 활동한 것.

2심 판결을 한 대구고등법원 재판부도 A한의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한의사는 활성탄을 이용한 제품과 무허가 소화제를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도 1심 판결과 2심 판결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안아키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2017년 입장문을 내고 "안아키는 근거 없는 황당한 치유법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이라며 "철저히 조사해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유아기 및 청소년기의 필수 예방접종은 무서운 감염병과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음에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고 아이들을 감염병에 걸리도록 방치하는 실로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질병 치료와 예방에 반의학적인 요법을 적용해 '자연치유'라는 말로 아이들과 부모들을 현혹하고 우리 아이들의 생명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자들은 불법의료행위는 물론 아동학대, 더 나아가 헌법의 기본정신을 위배하는 인권침해 행위 혐의까지 가중 처벌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건강정보 안내 및 홍보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해 국민건강에 역행하는 곳들을 즉각 폐쇄 조치하고,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형사 조치 등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대법원 판결에 앞서 지난 5월 24일 안아키 운영자인 A한의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안아키는 아이들에게 위해(危害)한 내용으로 책을 내고 미용 제품, 건강식, 한약 등을 판매하며 이익을 취해왔다"며 "결국 그들의 의학적 주장이라는 것은 개인의 이익 추구 수단에 불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지금도 안아키 한의사에 속아 소중한 자녀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부모들에게 바른 길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밝힌 소청과의사회는 "부디 대법원이 어린이 건강과 국민 보건을 위협하는 안아키 한의사에게 엄중하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 주시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 위원장과 (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이사장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김교웅 의협 한특위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은 당연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보건당국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안아키식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A한의사는 한의사 면허가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하지 말라거나, 화상을 입은 아이들에게 햇볕이나 40℃ 온수에 담그라거나, 장염에 숯가루를 먹이라는 등의 안아키식 치료법이 마치 한의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신뢰를 줬다"면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보살펴야 하는 의료인 면허자로서의 책무를 져버렸다"고 비판했다.

여전히 안아키 카페(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를 운영하며 잘못된 정보를 유통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와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면서 "잘못된 의료정보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검증받지 않은 행위로 피해를 본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머물지 않고, 위험한 행위를 벌이는 행위자를 찾아내 피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며 "지역 의회·자자체 등과 협력해 잘못된 민간요법과 사이비요법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아키 한의사의 아동학대 문제를 제기하며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데 앞장선 공혜정 (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이사장은 "대법원의 상고 기각은 당연한 판결이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공 이사장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부모의 마음을  볼모삼아 아동을 고통 속에 밀어넣거나 사리사욕을 채우는 자들이 근절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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