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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도·췌장 내시경으로 볼 수 있다면…

담도·췌장 내시경으로 볼 수 있다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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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Y GLASS DS' 사망률 높은 담도암·췌장암 조기발견 가능
문종호 교수 "가격·정책 문제 고려…환자에 도움되는 방향 결정"

보스턴사이언티픽 담도췌장경 'SPY GLASS DS'.
보스턴사이언티픽 담도췌장경 'SPY GLASS DS'.

담도암이나 췌장암은 발견도 어렵고 사망률 역시 높다. 위·대장 등 장기처럼 내시경으로 암종을 확인할 수 없고 자각 증상이 없어 진단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다.

현재는 대부분 ERCP(내시경적 역행성 췌담관조영술)을 이용하지만 담도암과 췌장암을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만약 담도와 췌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시경이 있다면 어떨까.

국내 췌담도내시경 분야 권위자인 문종호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는 15일 열린 'SPY GLASS DS 간담회'에서 "담도암이나 췌장암은 조기발견이 중요한 데 ERCP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담도췌장경인 SPY GLASS DS가 나와 있지만 국내에서는 환자에게 비용을 받고 시술할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2007년 보스턴사이언티픽이 개발한 SPY GLASS의 디지털 버전인 SPY GLASS DS는 간관을 포함한 췌담관계의 내시경 시술이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해 획득한 디지털 신호를 모니터로 전송해 담췌관 및 병변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고 진단과 치료에 적용이 가능한 일회용 담도췌장경이다. 문제는 개당 250∼300만원에 이르는 가격이다. SPY GLASS DS는 국내 사용허가는 받았지만 건강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임의비급여 대상도 아니어서 환자에게 시술하더라도 비용을 받지 못한다. 국내 10여개 대학병원에 도입돼 있지만 모두 같은 형편이다.

문종호 교수는 "내시경 관련 학회나 보스턴사이언티픽에서도 급여 관련 문제로 당국과 전방위적으로 논의중이지만 해결할 난제가 많다"며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케어를 제공하기 위한 좋은 해결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PY GLASS DS는 현재 출시된 담도내시경으론 최고 수준이다. 담관으로 올라가는 십이지장 유문부는 바늘구멍 크기로 좁은 영역을 벌리면서를 통과해야 하는데 직경이 3.3∼3.5mm인 SPY GLASS DS는 가능하다. 또 십이지장 유문부를 통과한 후 스코프가 담관 방향으로 급격한 각도로 꺾여야 하는데 이 역시 수월하다. 포셋을 이용해 바로 조직검사가 가능하고 담석제거에도 유용하다.

첫 제품에 비해 기능도 개선됐다. 2007년 개발된 SPY GLASS는 일회용은 아니었지만 시술 세팅 과정이 복잡하고 해상도가 6000픽셀 정도로 낮아 불편했지만, SPY GLASS DS는 상하좌우 움직임이 가능해졌고 해상도도 2만 4000픽셀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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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호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는 "담도암이나 췌장암은 조기발견이 중요한 데 ERCP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담도췌장경인 SPY GLASS DS가 나와 있지만 국내에서는 환자에게 비용을 받고 시술할 수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SpyGlass DS는 기존 제품보다 안정된 시술 환경과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일회용으로 수리·부품 교환·살균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이 적고, 2차 감염 위험 없이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다.

또 ERCP만으로는 접근과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담석과 췌담관 협착 원인 진단 및 치료가 용이하다. 병변 부위까지 직접 접근해 병변을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시술을 할 수 있어 치료 결정 범위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조직검사의 정확도는 90%에 이른다. 암에서 나타나는 신생혈관 같은 특징적인 소견이 있다면 별도 조직검사 없이도 췌담관에 삽입된 내시경을 통해 병변의 이미지를 육안으로 직접 확인 후 바로 진단할 수 있다.

담관암은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서는 발병이 드물지만, 한국·일본·대만·태국 등지에서는 간디스토마 등 토착 기생충의 영향으로 유병률이 높다. 그러나 현재 환자에게 SPY GLASS DS를 쓸 수 있는 나라는 미국·싱가포르 정도에 그친다. 독일은 제한적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문종호 교수는 "가격이나 보험정책상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 내시경 분야는 더욱 발전할텐데 우리만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도태되거나 뒤처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스턴사이언티픽은 최근 SPY GLASS DS를 업그레이드한 SPY GLASS DS2 버전 개발을 마쳤다.

유럽 학회에서 SPY GLASS DS2를 접해 본 문 교수는 "환자에게 직접 사용해보니 영상 구현 등에서 새로운 세상처럼 느꼈다"며 "머지않은 시기에 위·대장 내시경 처럼 직접 담도내시경을 보면서 진단·치료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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