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금연클리닉'?…세이프약국 세 불리기
약국이 '금연클리닉'?…세이프약국 세 불리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5.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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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원 시범사업 6년째…5개구 48곳→24개구 465곳 운영
의료계 '무면허의료행위' 지적 외면…약사단체 "약료 역량 충분"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전문 의료 행위를 겨냥한 약사들의 직능 확대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범사업 초기 48곳에서 시작한 세이프약국이 꾸준히 수를 늘려 현재 465곳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3년 서울특별시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세이프약국은 6년째를 맞으며 약사들에게 '약료(pharmaceutical care)'의 새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약사회 산하 자치구 분회와 지역 보건소가 공동으로 '세이프약국 교육'을 정례화하고, 약국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세이프약국의 목적은 뚜렷하다. 세이프약국 활성화를 통해 약료서비스를 건강보험 수가로 등재하겠다는 것.

문제는 의료 행위를 침범하는 사업 범위다. 서울시는 세이프약국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포괄적 약력관리 ▲자살예방 게이트 키퍼 ▲금연클리닉 연계사업 등 3가지 역할을 부여했다.

의료계는 세이프약국 시행 초기부터 약사의 직능 범위를 벗어나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각급 의사단체는 성명을 통해 "흡연은 암을 포함한 수많은 질환과 관계가 있어 WHO를 비롯 선진국은 니코틴 금단 증상을 동반한 니코틴 의존증이라는 질환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인 금연대책을 세우고 있고, 자살예방 의료서비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대처하기 힘든 영역으로 불안·우울 등 정신병력이 있는 환자들에 대한 상담·치료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세이프약국 시범사업은 의료인이 아닌 약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수행토록 하고 상담료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시범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의료계의 비판에도 세이프약국 시범사업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 자치구와 약국의 세를 불리고 있다.

지난 2013년 5개구 48곳 약국으로 시작한 세이프약국 시범사업은 6개구 60곳(2014), 12개구 164곳(2015), 15개구 214 곳(2016), 15개구 313곳(2017)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24개구에 465곳이 운영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이프약국 운영에는 서울시의 강력한 지원도 한 몫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시는 세이프약국(세밀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에서 포괄적 약력관리, 금연지지, 생명존중 등 보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이프약국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의약품 복용 내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해드리고 있으며, 가까운 세이프약국을 방문하시면 자세한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세이프약국을 홍보하고 있다. 또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는 세이프약국 참여 약국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부터는 세금을 들여 세이프약국을 대상으로 '보건소 지정 금연클리닉 운영 약국' 현판도 달아주고 있다. 약사들의 금연상담서비스를 공식적인 건강관리 행위로 인정하는 형국이다.

최근 들어 약사직능 확대를 앞세운 약사들의 의료 침해 행위가 노골화 되고 있다.

약사단체인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은 이미 5월부터 자체적으로 '약물상호작용 점검' 시범사업을 통해 성분명 처방을 겨냥한 약 선택권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약계는 지난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커뮤니티케어 성공을 위한 약사의 역할과 보건의료분야 협력방안' 정책토론회를 열고 커뮤니티케어에 약사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세부 방안을 제시했다.

이달 초 열린 세이프약국 정례 교육에서도 약사들은 "우리 행위를 인정받고 수가화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려 노력해야 한다. 세이프약국을 전면 시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를 바란다. 이미 약사 역량은 충분하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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