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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어느의사의 죽음이 남긴 교훈
어느의사의 죽음이 남긴 교훈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00.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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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지방도시 신장내과의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그 죽음에 관심이 모아진 것은 그 의사가 20여년을 미국에서 지내다 고국에서 자신이 익힌 의술을 펴보고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행한 귀국 끝에 당한 죽음이라서, 원칙적인 진료만을 고집하다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 날개가 꺽인 것이어서 만은 아니다.

오히려 의료체계에 경제적인 논리를 들이밀고 완전 경쟁을 향해 정신없이 의사들을 채찍질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그로 인해 앞으로 있을 우리 의료계의 황폐화를 가늠할 수 있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건 당일 이 의사는 수개월을 자신의 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환자에게서 혈액투석 후 식사와 차편을 제공하고 본인부담금을 받지 말라는 부당한 요구를 들어 왔었다고 한다.

대한신장학회가 조사한 통계(98년)에 의하면 혈액투석의원의 478%가 식사를, 95%가 차량을 제공하며 126%에서 본인부담금 감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된 의료기관의 16%가 주변 의료기관과의 형평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칙외의 행위를 제공한다는 대답을 보면, 이런 현상은 자칫 환자와 의사간 또는 의사와 의사간 오해와 불신을 일으킬 우려가 있고 의료를 시장경쟁체계의 구렁텅이로 몰고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이런 의료체계의 왜곡은 자연스럽게 의사 권위의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그 심각성이 있다. 위 사건에서도 김모환자는 공공연히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를 두고 "돈만 아는 의사"라는 비방을 서슴없이 하고 다녔고 의사의 진료지시를 잘 듣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들어 본인부담금 감면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거시적으로는 혈액투석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지만, 우선은 혈액투석시 본인 부담금을 감면하는 경우 진료비 청구에서도 역시 하향조정하는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이와 함께 한가지 덧붙이자면 의사 서로간 의사소통의 장(場)이 지역의사회에 강화되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역 의사회원간의 밀접한 관계와 협의를 통해 지역내의 의료정도(程渡)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의사의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고 이번 사건과 같이 의료의 주체권이 환자에 의해 침해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의사사회의 win-win전략이 아쉬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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