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4년제 내과전문의 첫 동시 배출…'인력 공백' 비상
내년 3·4년제 내과전문의 첫 동시 배출…'인력 공백' 비상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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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수련병원별 실태조사 공개
"입원전담전문의 확대·환자 수 제한…수련병원·정부 대책 마련해야"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2020년은 내과 3년차와 4년차 레지던트가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되는 해다. 현장 전공의들은 인력 공백에 대한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각 수련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를 대상으로 시행한 '내과 3년제 전환 후 인력 공백에 따른 병원별 실태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4월 약 일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전국 29개 병원이 참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의협신문
대한전공의협의회 ⓒ의협신문

2017년 내과전공의 수련 기간이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내과 레지던트 3년차와 4년차가 처음으로 동시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이로써 전공의 4개 년차로 운영되던 내과 병동이 전공의 3개 년차로 축소된 인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동안 내과 3, 4년차는 수석 전공의로 저년차 전공의 백업 및 협진, 응급실 및 중환자실, 일반 외래에 이르기까지 병원 입원환자 관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왔는데, 본격적인 내과 3년제를 맞아 모든 수련병원에서 2개 년 차의 공백이 동시에 생기게 된다.

이에 현장에 있는 내과 전공의 절반 이상이 인력 부족 사태를 예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현재 정규 업무, 당직 업무가 전공의 인력만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62.07%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이 부족한 인력에 따른 업무는 '입원전담전문의'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수련병원에서는 아직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내년 2개 년차 동시 전문의 배출 이후 인력 공백에 따른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냐는 질문에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답이 41.38%로 가장 많았다. '전혀 진행된 바 없다'와 '추가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라는 답변이 20.69%, '기존의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가 10.34%를 차지했다.

내과 3, 4년차 전공의가 지난달 26일, 27일 양일간 열린 내과학회 춘계 학술대회에 동시에 참가하게 되면서 생긴 단기적인 인력 공백에 대해, '기존 전공의 인력으로 운영한다'가 44.83%, '기존 전공의 인력과 전문의 인력으로 운영한다'가 37.93%, '논의는 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다'가 10.34%를 기록하기도 했다.

A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는 "앞으로 전공의 업무를 누군가가 분담해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하지만, 교수나 병원 수련 측에서 이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한다거나 업무 담당을 다른 직무자(전임의나 교수)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실제 논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공의가 포함된 상태로 논의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고 따로 의견을 물어보진 않은 상황이라 내년에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B병원 내과 수석 전공의는 "병원에서 입원·응급실 전담의를 구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로 구해지지 않고 있다. 부족한 전공의를 채우기 위한 노력이 너무 미미하다"면서 "교수님들 역시 당장 2학기부터는 교수 당직이 메인이 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펠로우에게 떠넘기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병원이 제대로 굴러갈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C병원 수석 전공의는 "병원에서는 3, 4년차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 및 휴가로 대체할 수 있는 기간에 대해서도 현재 확답이 없는 상태다. 4년차는 시험 준비에 자유로울 수 있으나, 3년차는 주치의까지 다 도맡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D병원 수석 전공의는 "병원별 대책보다는 내과학회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시급히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인력 공백을 대체할 수 있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는 수련병원은 많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있다고 답한 내과 수석전공의 비율은 48.28%로, 절반에 미치지도 못했다.

내과 수석 전공의들은 입원전담전문의 추가 고용, 입원환자 수 제한 등을 궁극적인 해결책으로 내놨다.

E병원 수석 전공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대를 통해 병동 주치의 업무를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남은 인력이 유동적으로 외래 혹은 시술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F병원 수석 전공의는 "입원환자 수를 줄이거나 펠로우 혹은 교수진도 당직을 서거나 해야 하며, 인력 충원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G병원 수석 전공의 역시 "입원환자 수 제한을 두는 방법으로 현 체제를 유지 중이나 병원 측과 합의가 된 사항이 아니라서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의 재정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 회원 홍보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회장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전공의, 지도전문의, 학회, 수련병원, 정부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최근 내과학회에서 지도 감독보고서 개편 등 수련교육의 질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수련병원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와 지도전문의가 모두 과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확대와 주치의 1인당 환자 수 제한은 시급한 과제"라며 "이는 단순히 내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책을 미리 강구하지 않는다면, 각 병원 중환자실과 응급실도 마비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재정투입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전공의가 입원전담전문의를 하나의 진로로써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정부의 재정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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