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관계 의료인 거짓청구로 대표 원장 면허 자격정지 부당
고용관계 의료인 거짓청구로 대표 원장 면허 자격정지 부당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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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 in Shop'형태 의료기관서 고용 의료인과 대표 의료인 청구는 개별
법원, 대표 원장 '사실 확인서' 썼더라도 관리 부실 책임 인정 어렵다 판단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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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이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에 다른 의료인과 고용계약이나 동업 계약을 했을 때, 다른 의료인이 진료비를 거짓으로 청구한 것에 대해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른바 의료기관 원장이 다른 의료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의료기관에서 독립 채산 형태(Shop in Shop)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해준 상황에서, 다른 의료인이 저지른 진료비 거짓 청구 때문에 모든 책임을 지고 행정기관으로부터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서울고등법원은 서울시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의원 대표 원장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서울행정법원)을 한 제1심판결을 인용, 보건복지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3월경 A한의사가 운영하는 한의원에 대한 현지확인을 실시한 후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의뢰했고, 보건복지부는 2015년 1월경 현지조사(2012년 1월∼2012년 12월까지, 2014년 8월∼2014년 10월까지)를 실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 결과, A한의사는 내원하지 않은 일부 수진자에 대해 진료기록부에 진료한 것처럼 한 다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내원일수 거짓 청구), 일부 수진자에 부항술-자락관법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방시술료 거짓 청구)를 이유로 3개월의 한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한의사는 현지조사 당시 일부 수진자들이 한의원에 내원해 진료받지 않았음에도 그들이 내원해 진료받은 것으로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한 다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사실 확인서'에 서명하고, 한방시술료 거짓 청구에 대해서도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사실 확인서'도 작성했다.

B한의사도 일부 수진자에게 습식부항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그에 관한 진료비를 청구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사실 확인서'를 작성했다.

이를 이유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7년 1월 13일 이번 판결과 별개로 A한의사에게 내원일수 거짓 청구를 인정 의료법 위반 및 사기죄의 범죄사실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B한의사에게는 한방시술료 거짓 청구를 인정해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각각 발령했고, 약식명령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약식명령 이후 보건복지부는 2017년 11월 21일 현지조사 결과를 이유로 A한의사에게 3개월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A한의사는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면허 자격정치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A한의사는 "2011년경부터 B한의사로 하여금 자신의 한의원에서 독립 채산 형태(Shop in Shop)로 진료할 수 있도록 해줬고, 그때부터 B한의사가 자신의 한의원의 진료비 청구 업무를 전담했기 때문에 내원일수 거짓 청구와 한방시술료 거짓 청구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B한의사의 잘못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적극적으로 거짓 청구를 한 것이 아님에도 면허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자신이 진료한 환자와 B한의사가 진료한 환자에 대한 부분으로 나눈 사실관계를 기초로 해 적정한 처분을 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의 행정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Shop in Shop' 방식은 의료법상 인정될 수 없는 구조이고, 실제로 B한의사가 독립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볼 증거도 없으며, 요양급여비용 청구는 의료기관을 개설한 자만이 할 수 있으므로 A한의사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면허 자격정지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A한의사는 봉직의 B한의사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비위행위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다툼에 대해 법원은 A한의사에게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이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내린 약식명령과 A한의사가 진료비 거짓 청구(한방시술료 거짓 청구)에 대한 '사실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A한의사가 고의나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확정된 이 사건의 약식명령(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과 B한의사의 사실 확인서에 따라면 한방시술료 거짓 청구는 온전히 B한의사의 행위로 봤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B한의사가 환자에게 부항술-자락관법을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실시했다고 요양급여비용 청구 시스템을 이용해 진료비를 청구한 것이 비록 A한의사가 개설·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이뤄졌지만, A한의사가 B한의사의 개별적 환자 진료와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구체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한 그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봤다.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료인이 고용계약이나 동업 계약상 다른 의료인의 해당 의료기관에서 진료행위 등에 관한 일반적·추상적 관리·감독의 가능성만을 이유로 그 의료인이 독자적인 진료 재량권에 기초해 실행한 개별적·구체적인 위법행위에 대해 관리부실의 책임을 일반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힌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A한의사가 사실 확인서에서 진료비 거짓 청구를 인정한 것은 자신이 개설한 한의원에서 B한의사에 의해 그런 일이 이뤄졌음을 인정한 것에 불과할 뿐 거짓 청구를 알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보건복지부의 재량권 일탈·남용과 관련해서는 "한방시술료 거짓 청구에 대한 A한의사의 면허 자격정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보건복지부가 처분의 기초에 관한 사실오인으로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원으로서는 재량권의 일탈 여부만 판단할 수 있을 뿐,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판단할 수 없으므로 그 전부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A한의사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한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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