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가는 길
경복궁 지하도에 걸려 있는
<인사동 사람들>*을 바라보네
수만 가지 색, 그리움과 노래가
여기저기 흘러와 굴절하는 곳
인사동 오래된 골목에는
만개한 능소화가 담장을 기웃거리네
꿈꾸는 세상의 첫 발자국 소리 기다리는
귀를 활짝 연 시인 거기 서 있네
그대 우울의 근원과 아픔을 알지 못한 채
홀로 고통스런 시간만 원망했네
오지 않은 하늘을 비웃는 능소화처럼
절망의 순간은 간절함으로 더욱 요염해지네
자꾸만 빨라지는 계절과 세월들
천지사방에 개망초, 밤꽃 무성한 유월
그럴수록 깊어지는 은유의 말들이여
'세월호' 이후로는 모든 말길 끊기고
밤마다 무성한 소문들만 절망을 보태네
*이도윤 시인의 시 제목.
광주보훈병원 심장혈관센터장 / 2009년 <시와시학> 등단 /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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