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종합계획 보류 왜? "정부 독단이 파행 불렀다"
건보 종합계획 보류 왜? "정부 독단이 파행 불렀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13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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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건정심 제동에 보건복지부도 '당혹'
일주일 추가기한 내 '서면' 재심의? 결론은 마찬가지
ⓒ의협신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내놓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심의한 끝에 재심의 결정을 했다. ⓒ의협신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에 대한 합의를 보류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정심 부결안건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법정 첫 정부 종합계획이라는 해당 안건의 무게감을 볼 때 건정심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

"의견수렴이 부족하다"고 점잖게 표현하기는 했으나,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 추진에 경고장을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건정심은 1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내놓은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심의를 진행했으나 결론을 맺지 않고,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안건에 대한 동의를 보류한 것이다.

국정감사 단골손님으로 거론될만큼 긴 기다림이 있었던데다, 건강보험정책과 관련한 첫 법정 종합계획이라는 무게감을 봤을 때 건정심의 이번 결정은 예상치 못했던 행보다.

예상치 못한 심의 보류...보건복지부도 '당혹'

보건복지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건복지부는 회의 직후 "건보 종합계획(안) 안건은 일부 위원들의 추가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어 의견수렴 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회의 결과를 짧게 알렸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다수 건정심 위원들은 의견수렴 부족 등 절차상의 문제를 심의보류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정부는 사전간담회와 건정심 소위원회 논의,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건보 종합계획 의견수렴 과정과 관련해 "첫 종합계획 수립임을 감안해 본격적인 수립 이전부터 종합계획의 방향성 및 중점분야, 수립 일정 등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여 차례에 걸친 건강보험 주요위원회, 가입자·공급자단체, 전문가 대상 사전간담회, 4차례의 연구자문단회의, 그리고 7차례의 건정심 소위원회 회의를 통해 검토과제들을 논의해 종합계획안을 만들고, 지난 10일 공청회를 통해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거쳤다는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였다.

"공청회 후 이틀 만에 결론내자?" 정부 마이페이스에 제동

건정심 위원들의 판단을 달랐다. 특히 가입자측의 문제 제기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모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방향이 아닌 속도에 대한 문제"라며 "건보 종합계획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과정과 절차가 너무 생략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계획 발표 당일 공청회를 열고, 그로부터 이틀 뒤 결론을 내자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이 관계자는 "아직 내부 의견수렴도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보장성 강화와 보험료·수가인상 등 중요사항을 담긴, 향후 5년 건강보험 정책의 방향성을 정하는 계획을 이렇게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건정심 관계자는 전문기자협의회와의 통화해서 "각계가 낸 의견이 실제 계획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 일정이 촉박해 각 단체가 내부 의견을 수렴하지 못할 정도였다는 지적,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는 지적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내용부터 일정까지 정부안대로 상황이 돌아갔다는 얘기로, 이에 대한 반발이 컸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결국 정부의 독단이 이런 상황을 불렀다.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19일까지 '서면'으로 재심의, 결론은 매한가지?

보건복지부는 이날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19일까지 서면을 통해 해당 안건에 대한 재심의를 재추진키로 했다.

일부 가입자단체가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리자고 제안했으나, 일부 공급자단체와 정부가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나온 중재안으로 전해진다. 

건정심 관계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 안에 얼마나 충분한 의견수렴, 또 의견반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고, 이런 중차대한 결정을 서면심의로 진행한다는 것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며 "심의보류 결정으로 시간이 조금 늦춰졌을 뿐 결국 정부 뜻대로 결론이 맺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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