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의사 처방 변경한다고? "어불성설"
약사가 의사 처방 변경한다고? "어불성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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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사 배제한 방문약료 시범사업, 치명적 악결과 초래할 것"
건강보험공단·약사회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 재검토 촉구
대한의사협회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의협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약사회와 추진 중인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이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의학적 이해' 결여로 국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방문약사가 환자약물정보에 대해 판단하는 듯한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처방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의사가 주도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공단은 앞서, 시범사업이 의사의 처방권을 침해하는 업무는 아니라며 잘못된 약 사용을 교정해주는 사업이고, 지역의사회 및 관련 학회 등이 참여해 제대로 된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면서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의사회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시범사업을 변형하고, 일방적으로 확대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의사를 배제한 채, 약사회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처방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협은 "시범사업에서는 잘못된 약사용 교정을 위해 약사가 공단의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약물 중복 등을 근거로 부적정 처방을 지적하고 있다"면서 "이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약제의 조절 관리는 노년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의사들이 가장 고민하고 신중을 기하는 영역이다. 근본적으로 처방단계에서부터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다약제 조절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의협은 "시범사업은 이러한 방향성을 갖고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약제에 대해 가장 전문성을 가진 여러 의학회의 자문 및 선진국에서 다약제관리(polypharmacy)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유사약물 중복처방을 이유로 '부적정 처방'으로 볼 수 없다는 의학적 의견도 제시했다.

의협은 "진통소염제 중 NSAID와 타이레놀제제가 복합으로 쓰이는 경우 공단의 데이터에서는 유사성분의 중복처방으로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환자의 질병 상태에 따라 최선의 처방인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처방은 심도 있는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환자에게 가장 최선의 약제를 선정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 의협은 "질병 상태를 파악하는 진료행위가 배제된 채, 방문약사가 너무도 쉽게 부적정 처방임을 환자에게 언급했을 때, 의사-환자의 신뢰 관계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다"며 "임의로 변경된 처방을 환자가 복용한다면, 그 피해는 환자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다약제 복용 환자는 ▲질환 과거력 ▲신체검사 ▲혈액검사 ▲영상검사 ▲영양 상태 등 환자의 상태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의학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처방은 단지 몇 가지 데이터에 근거해서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짚었다.

의협은 "공단은 약의 전문가이자 처방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의사가 주도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면서 "의사와 약사 등 각 직능의 고유영역과 업무 범위를 지키지 않고, 함부로 넘나들게 하는 행위야말로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것임을 명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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