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연구용역 보고서 "학위논문 베꼈다"
건보공단 연구용역 보고서 "학위논문 베꼈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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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연구방법·연구결과·결론, 박사학위 논문 '동일'
바른의료연구소 "출처표기 없어...공단 연구비 유용"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진행한 연구용역 보고서가 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방법이나 그래프는 물론 결론까지 상당한 유사성이 있음에도 논문 출처를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

바른의료연구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2월 초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용역 보고서가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박사학위 논문을 거의 그대로 활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연구용역 관리의 큰 허점이 드러난 것에 건보공단 스스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단의 의료이용지도 보고서 작성에 1차, 2차 연도에 각각 1억5천만 원에 달하는 거금의 연구비가 지급됐다"면서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보고서에 사용한 것은 건보공단 연구비를 유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건보공단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발주한 연구용역으로 2018년 12월에 공개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Atlas) 구축 3차 연구 최종보고서'.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보고서와 의학박사 학위논문의 연구대상 및 자료가 동일함을 지적했다. (자료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보고서와 의학박사 학위논문의 연구대상 및 자료가 동일함을 지적했다. (자료제공=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의연은 "해당 보고서의 총 7개 세부과제 중 '일차의료 아틀라스 개발'의 통원진료민감질환 부분(p167-244, 78페이지 분량)이 2018년 8월에 발표한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의 지역 변이와 요인' 의학박사 학위논문(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의료관리학 전공K)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고 분석했다.

바의연은 두 문서를 대조·분석한 결과, 건보공단 보고서는 '서론, 연구방법, 연구결과, 결론' 모두에서 '본문 기술 내용, 표, 그래프' 등이 학위논문과 거의 모두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보고서와 의학박사 학위논문의 연구결과중, 일반적 특성이 거의 동일함을 지적했다. (자료출처=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는 의료이용지도 보고서와 의학박사 학위논문의 연구결과중, 일반적 특성이 거의 동일함을 지적했다. (자료출처=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의연은 보고서는 ▲학위논문 기술 내용 요약 ▲문장 중 일부 단어만 변경·생략 ▲영문으로 된 표를 한글로 번역 ▲논문 부록에 있는 표와 도표를 보고서 본문에 확대 ▲의료이용지도 색깔 변경 ▲글 순서 바꾸기 등의 방법으로 학위논문과 다른 내용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면서 학위논문을 출처로도 표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건강보험료 평균과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산점도'가 동일함을 짚으며
바른의료연구소는 '건강보험료 평균과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 산점도'가 동일함을 짚으며 "보고서 201~218페이지 산점도는 논문 56, 57페이지의 시군구와 중진료권으로 각각 분리된 그래프를 질병명 별로 확대 편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출처=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는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인구 10,000명당)(폐렴군)'이 동일한 점을 짚으며
바른의료연구소는 '통원진료민감질환 입원율(인구 10,000명당)(폐렴군)'이 동일한 점을 짚으며 "시군구와 중진료권으로 구분된 그래프들을 각 질환군별로 따로 편집하고, 지도 색깔도 달리하여 논문과 전혀 다른 지도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분석했다. (자료출처=바른의료연구소) ⓒ의협신문

바의연은 "이는 공단 보고서가 학위논문을 그대로 표절한 것임을 의미한다"며 "순서와 색깔을 변경한 것은 건보공단 보고서 연구자들 역시 표절을 의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의연은 2월 8일 건보공단에 표절 의혹 관련 민원을 신청했으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의연은 "건보공단은 '내부조사 및 연구용역 관리 규정 등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겠다'고 회신했고, 2월 28일 보건복지부에도 민원을 신청했으나 소관이 아니라며 건보공단으로 이첩시켰다"면서 "이후 3월 22일, 공단은 '제기하신 사항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회신했다"고 전했다.

바의연은 "민원을 신청한 지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조사를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공단이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의 주임교수이었던 김용익 공단 이사장의 배려가 작용한 것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부정행위가 드러난 연구원에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의연은 정부 및 공공기관 연구용역에서 원천 배제시킬 것을 건보공단에 촉구했다.

바의연은 연구책임자의 소속 기관인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에 표절 의혹을 제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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