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적 사실로 인한 가동연한의 변경
경험적 사실로 인한 가동연한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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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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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

최재천변호사ⓒ의협신문
최재천변호사ⓒ의협신문

이번엔 굳이 따지면 의료사고 판례가 아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따지자면 의료사고 판례다. 왜냐하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나이와 관련된 결정적인 대법원 판례의 태도 변경이기 때문이다. 직업이 없거나 어린아이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

이 때 피해자의 일실수입, 그러니까 소득 및 가동연한에 관하여 어떤 임금을 적용하고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은 손해배상액수를 정하는 데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했다(물론 직업이 있고 구체적인 정년이 있는 경우는 당연히 그 기준에 따라야한다).

이런 기준은 1989년 이래 일관된 대법원의 법리였다(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 전원합의체 판결). 그 전까지는 만 55세였는데 그 때 만 60세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 65세로 바뀌었다. 배상액수가 5년치가 늘어나게 된 셈이다.  

[ 사실 ]

4세 5개월 된 남자아이가 있었다. 2015년 8월 부모, 누나와 함께 수영장에 가게 됐다. 잠시 주의를 소홀히 한 사이에 수영장을 혼자서 돌아다니다 풀장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부모와 가족들은 수영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1심 및 2심 ]

1심 및 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고수했다.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21개월의 군복무를 마친 때부터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했다. 다만 위자료는 1, 2심 간에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 3심 ]

대법원은 지금까지 태도와는 달리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심사숙고하기 시작했다. 2018년 11월 29일 공개변론까지 열고 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런 다음 최종 판결을 선고했다.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 온 견해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바꿀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9명의 대법관이 대법원 판례를 바꾸자는 쪽에 섰다. 나머지 두 사람은 63세로 하자고 했다. 

또 한 대법관은 만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 게 앞으로 탄력적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수의견의 근거는 이렇다. 첫째, 경험칙상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늘리는 게 맞다. 65세면 충분히 건강하게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사회적·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되었다는 점이 또 다른 근거가 됐다.

국민 평균 여명이 30년 사이에 부쩍 늘었다는 점, 국민총생산도 그전 판례때보다 4배 이상 커졌다는 점, 법정 정년도 이미 늘었다는 점, 국민연금법상 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점차 연장되고 있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결론적으로 설명하자면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은 이제 60세가 아니라 65세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경험적 사실들의 변화를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그간 의 논란을 전원합의체가 확고하게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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