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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인상 비웃는 최저임금, 개원가 고사직전"
"수가인상 비웃는 최저임금, 개원가 고사직전"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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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폭행·의사 사망·구속 소식에 지역 의료계 공분
전남의사회 정기총회, 적정수가-안전진료환경 촉구 결의
전라남도의사회는 23일 순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제37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회기를 정리하는 한편, 눈 앞에 놓인 각종 의료현안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의협신문
전라남도의사회는 23일 순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제37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회기를 정리하는 한편, 눈 앞에 놓인 각종 의료현안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의협신문

"2018년과 2019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률은 3.1%와 2.7%에 그친데 반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16.5%와 10.9%로, 수가 인상률의 5배에 이른다. 가뜩이나 환자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원가와 중소병원은 존폐의 위기에 내몰려있다. 회원들의 권익 수호,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을 위해 의협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함께 나아가자."

지역 의료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진료실 폭력사건, 폭행과 과로 속에 스러져간 동료의사들의 비보, 잇따르는 의사 구속 소식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난까지 더해지면서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전라남도의사회는 23일 순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제37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지난 회기 업무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눈 앞에 놓인 각종 의료현안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조생구 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지난 2년간 수가 인상률은 2~3%대에 그쳤으며 성급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일차의료기관은 견딜 수 없는 환경에 도달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중소병원도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미국의 1/7, OECD 평균의 1/2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괴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생구 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조생구 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신문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 또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개원가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세금만 무차별적으로 걷어가고 규제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수가를 정상화하고 현실적인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의료기관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말했다.

"전국 3만개 개원의원에 12만명, 1500개 중소병원에 20만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힌 이 회장은 "의원과 중소병원이 무너지면 수많은 실업자가 양상되고 지역경제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수가 정상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의사회의 판단이다. 대한의사협회의 의-정 협상 중단과 2기 의쟁투를 중심으로 한 강경 투쟁선언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그간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건강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정부와 함께 일을 해왔다"며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2020년 수가협상 등 정부와 논의할 부분이 많지만 정부는 수가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의협이 제2기 의쟁투를 구성해 정부와의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한 이 회장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선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또 후배의사들이 안전한 의료환경에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 이에 따른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투쟁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의협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의협신문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의협신문

최대집 의협회장 또한 박홍준 의협 부회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곧 출범할 의쟁투를 중심으로 강도높은 단계적 투쟁을 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계의 대동단결이다. 수가정상화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과도한 의사 진료량 개선, 일차의료 활성화 등을 대정부 투쟁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이날 적정수가 보장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사회는 "의사들은 국민건강의 안녕을 위해 열악한 진료환경과 저수가에도 열심히 노력해왔으나, 정작 정부나 국민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며 "정부는 조속히 의료사고 특례법을 제정하고, 의사들이 진료에만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안전한 의료환경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낮은 수가에 최저임금인상이 더해지면서 일차의료와 중소병원이 수난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OECD 수준에 맞는 적정수가를 보장하고,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라남도의사회는 이날 29억 5300만원 규모의 2019년 수입·지출 예산안을 의결했다. 아울러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의료기관 개설시 지역의사회 신고 의무화 등을 의협 대의원회 상정안건으로 건의키로 했다.

이날 총회에는 박홍준 의협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 임장배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정찬균 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 윤순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광주지원장, 이광렬 광주광역시 대의원회 의장, 정성수 심평원 광주지원 심사위원장, 정재희 광주전남간호사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의협신문
전라남도의사회 대의원과 도의사회 임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의협신문

결의문

2018년은 의사들에게 평소보다도 더 잔혹한 해였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응급실 폭행, 진료 중 환자에게 공격당해 숨진 고 임세원 교수, 설 연휴에도 일하다 과로사로 숨진 고 윤한덕 센터장과 소아과 신형록 전공의, 이제는 유행처럼 판결되는 의사들의 법정구속 등.

의사들은 국민건강의 안녕을 위해 열악한 진료환경 및 저수가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했으나, 정작 정부나 국민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또한 지난 수십년간 매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가 인상 정책에 가중되어 최근 2년 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개원가는 이제 고사 직전이며, 정부의 대형병원에만 치중한 정책으로 일차의료와 중소병원은 더욱 수난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전라남도의사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정부는 의사들이 진료에만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안전한 의료환경을 보장하라.

하나, 정부는 조속히 의료사고 특례법을 제정해 의사들의 소신진료를 보장하라.

하나, 정부는 OECD 수준에 맞는 적정 수가를 보장하고 불합리한 심사기준을 개정하라.

하나, 정부는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을 강화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라.

하나, 우리는 한의사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반드시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하나, 우리는 커뮤니티케어 및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 정부 정책들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 후 올바른 방향으로 시행되기를 촉구한다.

끝으로, 우리는 국민의 건강 수호는 기본이며, 우리 자신과 동료들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2019년 3월 23일
전라남도의사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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