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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19 15:07 (화)
의사 증원을 외치는 사람들에 고하는 글
의사 증원을 외치는 사람들에 고하는 글
  • 여한솔 boyzone007@naver.com
  • 승인 2019.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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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 연구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임상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2.2명으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꼴찌라는 연구 결과를 내었다.

다른 나라들보다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부족하지만, 의사들의 반발이 거세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지 못하고 의료 인력의 지역 불균형도 심각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너도나도 한목소리로 의료공백과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를 빌미로 의사 수를 증원하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 시작했다.

절대적인 의사 수가 부족해서 수익성이 낮은 공공의료기관과 의료취약지역에 의료공백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러한 곳에 의료 공백이 발생하는 것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정부 기관과 국회의원은 답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들이 대한민국 의료 정책을 주도해 나가고 있으니 의료계가 잘 돌아갈 리가 전무하다.

1990년도만 하더라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채 1명이 되지 않았다. 불과 30년 만에 인구대비 의사가 2배로 늘어났고, 이 가속도는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구증가율은 실질적으로 제로에 가깝고 매년 의사들은 똑같은 숫자로 꾸준히 탄생할 것이기에…. 현재 의사 수의 증가율은 연평균 3.1%이다.(OECD 평균 0.5%) 이대로의 수치라면 불과 10년 후에는 OECD 평균치를 뛰어넘고, 2040년에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4명인 시대가 온다.

우리나라 의사 수가 정말로 적다면, 국민 의료비는 OECD 대비 가장 낮은 그룹(GDP 대비 7.6% OECD 평균 9.3%)에 속하면서도 영아 사망률(1000명당 2.9명 OECD 평균 4.0명)과 평균 수명(81.3세,OECD 평균 80.2세) 등 국민건강을 대표하는 지표들이 OECD 상위 평균 그룹에 있다는 자료들은 설명 불가능하다.

열악한 의료행위 수가 책정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형편없는 가이드라인과 각종 심사내용들을 감내하면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내며 국민건강에 이바지 했던 필수과 의사들을 이런 식으로 내모는 것은 한참 잘못된 판단이다. 

인간의 생사를 다룸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가 없는 곳들이 있다는 것, 많은 부분을 양보해 일부분 동의한다. 젊은 의사들의 특정과의 기피현상을 두고 정부와 정치인들은 의사수 증원을 대안으로 냈다.

그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특정과를 기피하는 것이 의사 개인의 책임인가, 아니면 특정과를 가고 싶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든 정부의 책임인가?'

의사의 사명감은 개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과를 선택하고자 해도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마이너 계열로 선회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생명을 경시'한다며 수많은 사람들과 정치권이 이들을 감히 손가락질 할 수 있는가.

정부는 왜 의사들이 특정과를 기피하는지, 의료취약지역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해서 단 한번이라도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누누이 말하는 악질적인 저수가와 정부 지원 미비, 의료전달체계의 전무, 그리고  의료 분쟁 시 그들을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  수많은 악법'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선 대한민국의 의료 취약지는 절대 줄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의료 취약지에 의사 수를 늘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의료취약지에 의사들이 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더 해주면 된다.

공공의료대학과 같은 헛발질을 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더 설립해 벽지에 있는 국민들이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준비하면 된다.

그들이 책임져야 할 경제적 문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탓을 의료계의 탓으로 몰고 의사 수 부족이라는 카드로 갈음하려는 자태를 가만히 보고만 있자니 뿔이 안 날 수가 있으랴.

뿌연 미세먼지가 덮친 봄날의 하늘처럼 한없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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