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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심부전 환자 24% 증가…국민 2명 중 1명만 인지
7년간 심부전 환자 24% 증가…국민 2명 중 1명만 인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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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 환자 수·의료비용 꾸준히 늘어...대국민 인식 향상 필요
심부전학회, 질환 교육·심부전 등록사업 추진…정부 지원 나서야
(왼쪽부터) 유병수 교수, 김응주 교수, 신미승 교수, 최동주 교수.
(왼쪽부터) 유병수 교수, 김응주 교수, 신미승 교수, 최동주 교수.

최근 7년간 심부전 환자가 24% 증가했지만, 국민 2명 중 1명만 심부전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 수 증가에 따른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심부전에 대한 대국민 인식 향상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대한심부전학회는 18일 서울스퀘어 중회의실에서 국내 심부전 현황과 심부전 등록 사업 등 학회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미승 교수(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가 심부전 질환 및 국내 현황에 대해 발표했고, 김응주 교수(고대구로병원 순환기내과)가 대국민 심부전 인지도 조사 결과와 2019년 심부전 바로 알기 캠페인을 소개했다. 유병수 교수(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심장내과)는 학회 활동을 소개했다.

심부전학회에 따르면 심부전은 심장질환 중에서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단일 질환이다.

심부전 환자 10명 중 7∼8명은 응급실을 통해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전체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중 입원비용이 60∼70%를 차지한다.

2017년 6월 국내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은 적어도 한 번 입원을 경험했고, 이 환자들의 연간 의료비용은 약 853만 원으로 외래만 방문한 환자들의 연간 의료비용의 7배에 달했다.

국내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 지면서 심부전 환자 및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약 24%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심부전 환자 등록 사업과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아 얼마나 많은 심부전 환자가 있는지 정확한 통계를 알 수 없고, 심부전에 대한 국민들의 질환 인식도 낮아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심부전학회의 주장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신미승 교수는 심부전에 대한 이해와 국내 현황을 소개하면서 "심부전은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장 상태가 악화한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 암보다 생존율이 낮고, 반복되는 입원과 응급실 방문으로 인해 단일 심장 질환 중 의료비가 가장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부전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심부전 환자 수 역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소개했다.

"심부전은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는 병"이라고 밝힌 신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과 안정적인 약물치료를 하면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며 "계단을 이용하거나 하루 20분 이상 걷기 등 꾸준한 운동과 함께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고,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여 심부전의 주요 원인이 되는 비만·당뇨·흡연·혈압을 꾸준히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부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2018년 10월 29일∼11월 19일까지 약 1개월 동안 3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지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하인 약 47%만이 심부전의 올바른 정의를 알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약 4명(35%)은 심부전을 정상적인 노화 증상으로 오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5명 중 1명(21.4%)만이 생애 심부전 발생 위험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했다.

또 급성 심부전 퇴원 후 1년 내 약 20%에 이르는 높은 사망률과 재입원율에 대해서는 각각 16%, 18%만이 정확히 인지하는 등 대다수가 심부전에 대한 질환 정보 부족과 질병 부담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심부전 인지도는 심부전이 발생하기 쉬운 위험군인 65세 이상의 고령층, 동반 질환이 있는 군에서 더욱 떨어져 증상 발현 시 병원을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심각성을 더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발표한 김응주 교수는 "조사 결과 심부전 질환과 위중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이고, 연령별, 소득 또는 교육 수준 등에 따라 인지도가 달라 이를 고려한 홍보 및 교육 활동을 통해 심부전 예후를 향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수 교수는 "실제로 심부전은 사망 및 재입원율이 높고, 향후 암보다 더 위중한 질병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환자 통계 등 구체적 자료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전국 50개 기관, 2만 명을 목표로 진행되는 제3차 심부전 등록 사업을 통해 심부전 치료 변화 등 국내 현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동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은 "해마다 증가하는 환자 수와 의료비 부담으로 향후 국가 의료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심부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 향상과 실질적 정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알리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앞으로 심부전 질환 교육, 대국민 사업, 학술 교류 등에 집중해 심부전 인식 개선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국내 심부전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가 심부전의 중요성을 알고, 앞으로 지원을 더 늘리기를 희망했다.

"고혈압·심근경색 등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진 결과 어느 정도 해결돼 가고 있지만, 심부전은 그렇지 않다"고 밝힌 최 회장은 "정부가 심부전 조기 진단을 할 수 있도록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하고, 정확한 유병률을 알게 되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의가 연수강좌를 통해 심부전 환자에게 어떤 약물을 써서 치료할 것인지 알려 심부전 환자들이 굳이 대학병원을 찾아 치료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대한 심부전학회는 일반 시민들에게 심부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 자가 관리의 중요성과 방법을 전달하기 위해 심부전 주간인 3월 마지막 주 동안 전국 28곳 병원에서 '심부전 바로 알기' 시민 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심부전학회는 지난해 3월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부전연구회에서 대한심부전학회로 공식 출범해 '심부전 정복으로 국민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는 비전 아래 심부전 질환 인지도를 향상하고, 국가적 차원의 다양한 정책 마련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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