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라는 것
가슴속에 마려운 것들
차마 하지 못한 그,
말 걸기 말 받기.
불안 분노 흐느낌,
자신이 들어도 픽 웃음이
터져버리는 사소함까지
모조리 말해버리고
모조리 듣는
한바탕 긴-수다.
과거 어느 한순간
허기의 실현이며
두려움의 방출이며
망설임에 대한 내던짐이다.
몇 십만 페이지가 압축된
외마디 신음 소리,
격렬한 포옹에
온전히 한 과거가 가고,
뜨거운 키스에
하나의 미래가 온다.
사람들은 그 수다를
떨고 싶어 안달이다
무뚝뚝한 촌 부부도
이것에 기대어 거뜬히
한세상 건너고 있다.
경북 영주·김신경정신과의원장/한국의사시인회장/시집 <어떤 우울감의 정체> <세상은 내게 꼭 한 모금씩 모자란다> <역>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산문집<어른들의 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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