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원격의료', 문-박 정부 '같은 듯 다른 듯'
도로 '원격의료', 문-박 정부 '같은 듯 다른 듯'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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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ICT의료→스마트진료, 정부 추진계획 '변천사'
의사-환자 진료 허용 뼈대는 동일...허용범위서 일부 차이
ⓒ의협신문
ⓒ의협신문

보건복지부가 '스마트진료'라는 이름으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을 재추진키로 하면서, 논란이 재점화 할 조짐이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 움직임은 지난 박근혜 정부 때부터 꾸준히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원격의료는 의료인-의료인 사이 진료 효율화를 위한 수단으로 한정한다"고 공약하면서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공연히 부활을 예고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올해 업무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작업 재개를 공언했다. 도서·벽지, 원양 선박, 교도소, 군부대 등 의료사각지대에 제한적으로 의사-환자간 스마트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게 골자다.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한 논의를 거치면서 여러차례 그 이름과 모습을 달리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한다는 뼈대는 같지만, 허용 범위 등에 있어 일부 차이가 난다.

정부의 원격의료 재추진 선언에 맞춰, 그간 보건복지부가 내놨던 '원격의료 추진계획'의 변천사를 정리했다. 제도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독자들의 이해와 판단을 돕기 위한 것이다.

원격의료제도 도입 목적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 도입 목적이 "취약지 의료접근성 향상에 있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 모두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이를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으나, 이면에는 원격의료 기반사업 활성화 등 산업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들이 의료계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원격의료제도 명칭

보건복지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원격의료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과, 그 수정안을 내놨다.

2016년 나온 의료법 개정안은 19대 국회와 함께 임기만료 폐기된 기존 정부안을 20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고자 만든 재입법안이다. 제도의 명칭은 널리 통용되던 대로 '원격의료', 그대로 명시됐다.

2017년 나온 것은 법안 처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긴급히 마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낸 수정안으로, 명칭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의료'로 바꼈다.

당시 보건복지위원회는 수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의료법 개정안을 법안소위에 상정해 처리 여부 등을 심의키로 했고, 정부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시민사회와 의료계의 반발을 줄이기 위해 명칭과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스마트진료'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새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8년 8월 보건복지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정청 협의에서 원격의료 재추진에 뜻을 모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올해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도서·벽지, 원양선박, 교도소, 군부대 등 의료사각지대에 한해 의사-환자간 스마트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원격의료 추진계획 변천사 ⓒ의협신문 정리
보건복지부, 원격의료 추진계획 변천사 ⓒ의협신문 정리

원격의료 허용 범위

원격의료 허용 범위와 대상환자군은 논의가 거듭될수록 축소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 의료법은 섬·벽지 거주자는 물론 만성질환자, 정신질환자, 수술·퇴원후 관리필요 환자, 거동 불편 노인과 장애인, 성폭력 및 가족폭력 피해자 등 원격의료 허용 대상을 매우 폭넓게 규정했다.

원격의료 허용 범위 또한 주기적 대면진료를 전제로 하기는 했으나 진단과 처방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같은 정부에서 뒤이어 나온 수정안에서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허용하되 이를 통한 진단과 처방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기관 혹은 의사당 환자수에도 제한을 두어 '원격의료 전문의원' 운영 가능성에도 제한을 뒀다. 

대상환자의 범위도 기존 정부안에 비해 크게 줄였다. 도서·벽지 주민, 교정시설 수용자, 원양선박 승선자, 군인과 거동 불편 노인·장애인 등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자와 함께 고혈압·당뇨 등 주요 만성질환자로 대상군을 좁혔다.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격오지 등 의료취약지 환자로 그 대상이 재규정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당정청은 ▲군부대 ▲원양어선 ▲교정시설 ▲의료인이 없는 도서벽지 등 4개 유형에 한해,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목적으로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 

기존 정부 안에서 만성질환자와 거동 불편 노인·장애인을 추가로 제외한 것이다. 이 기준은 11일 박능후 장관 업무보고 발표에도 그대로 인용됐다.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13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의료계, 국회 등과의 논의를 통해 의료법 개정을 재추진 할 계획"이라며 "원양 선박과 도서벽지, 교도소 등 의료사각지대로 허용범위를 한정하는 방안으로 수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참여 의료기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원격의료를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원격의료가 대형병원 환자쏠림의 또 다른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료계의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다만 최초 정부안에서는 원격의료를 원칙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이 할 수 있게 하되, 수술·퇴원 후 관리필요 환자와 교정시설 수용자와 군인, 성폭력 및 가족폭력 피해자의 경우 병원도 이를 시행할 수 있게 예외를 뒀다.

2017년 나온 수정안에서도 이 기준이 유지됐는데, 수술·퇴원 후 관리필요 환자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가 법안 수정과정에서 아예 제외되면서, 병원급 사업은 교정시설 수용자와 군인 대상 원격의료만 남게됐다.

문재인 정부 또한 원격의료를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시행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교정시설 수용자와 군인 대상 원격의료에 대해 서는 기존 정부 입장을 유지해, 병원급에 참여기회를 줄지 여부는 아직 명확히 설명된 바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업무추진계획 발표 후 언론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격오지에 집중해 (스마트 진료를) 하고, 향후 이를 확대해 나갈 때도 상급병원 중심으로 하지 않고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1차 의료기관들이 동네에 있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주로 대하거나, 이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원격진료를 활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격의료 대상 환자 수

더불어민주당와 정부는 최초 정부안대로 만성질환자와 거동 불편 노인·장애인, 퇴원·수술 후 관리가 필요 환자 등을 모두 원격의료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원격의료 적용이 가능한 환자 수가 12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논의안대로 군 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도서벽지 등 4개 유형으로 축소하면 대상자는 8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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