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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10곳 중 7곳 "스프링클러 소급 설치 반대"
중소병원 10곳 중 7곳 "스프링클러 소급 설치 반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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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중소병원 살리기 TF 설문…병원 33.3% 임차, 설치비 전액 지원 요구 높아
설치비 100% 및 진료공백 손실 보상 등 의협 요구안에 중소병원 92.5%가 '찬성'
ⓒ의협신문
ⓒ의협신문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 10곳 중 7곳은 정부의 스프링클러 설치 소급적용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프링클러 설치 비용 전액을 보상하고 설치기간 동안 발생하는 손실에 대해 보상을 해준다면 10곳 중 6곳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 살리기 TF는 최근 대한지역병원협의회와 공동으로 스프링클러 설치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에는 지역병원협의회 회원 100명이 참여했다.

소방청이 지난해 6월 27일 입법 예고한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은 면적 600㎡ 이상에 30병상 이상 입원실을 갖춘 병원엔 '스프링클러'를, 600㎡ 미만 병원과 입원실이 있는 의원급에 '(간이)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했다.

이에 더해 기존 의료기관까지 3년 이내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토록 소급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의료계와 병원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행령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중소규모의 영세한 병·의원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행정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 운영하는 병원 건물 소유가 '임차로 운영'하는 곳이 33.3%로 조사됐다.

또 병원 규모는 50∼100병상이 42.3%로 가장 많았고, 100∼200병상이 29.9%, 30∼50병상이 17.5%로, 30∼200병상으로 운영하는 규모가 작은 중소병원이 89.7%나 됐다.

그리고 병원 스프링클러 장치가 설치된 곳은 25.8%에 불과했고, 설치가 되지 않은 곳은 74.2%로 이들 병원은 소급적용이 되면 모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병원에만 책임을 묻는 것에는 불만이 컸다. 응답자 중 10곳 중 7곳(72.9%)이 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소급입법으로 부당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

그러나 '설치 비용 전액을 보전하고 설치기간 내에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한다면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61.6%로 나타났다.

이 밖에 '병원과 국가 및 지자체가 공동으로 부담해 설치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도 34.2%로 나타나 손실보전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때 원하는 지원 규모에 대해서는 '설치비 100%+설치기간 발생 손실에 대한 전액 보상'이 35.6%였다. 또 '설치비 100% 국가 보조' 34.5%, '설치비 75% 국가 보조' 16.1%, '설치비 50% 국가 보조' 13.8%로 나타났다.

설치비 100% 이상은 국가가 보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70.1%를 차지했는데, 이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 없는 이유와도 연관이 있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가 45.6%로 가장 높았기 때문.

이밖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소급입법으로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다'가 39.7%로 나타났으며, '건물 구조상 설치 불가능'도 8.8%, '임차 상태로 소유권자의 동의가 필요'도 5.9%를 보였다.

임차 병원에 대한 대책으로는 '법률적으로 설치할 수 있게 법을 정비하고 지원해야 한다'가 63.4%, '사유재산에 관한 사안으로 정부와 건물주인이 해결해야 한다'가 29.6%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의사협회가 스프링클러 설치에 대해 정부 측에 요구한 ▲스프링클러 설치는 불가능하며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로 할 것 ▲설치 비용과 진료 공백에 따른 손실 비용 100% 이상 보전할 것 ▲설치 유예기간을 최소 10년으로 연장해줄 것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는 '찬성'이 92.5%를 차지했다.

박진규 의협 기획이사는 "이번 설문 조사에서 약 33.3%가 건물을 임차해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소급입법에 대한 반대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압계, 배관, 비상 전원, 배수구 설치 등 건축물 공사를 해야 하므로 수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건물주인 임대인이 건축물 공사를 허락하지 않을 경우엔 병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스프링클러 설치와 관련 설치비 100% 보상은 물론 설치기간 동안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병원 살리기 TF는 이번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스프링클러 설치에 대한 중소병원 문제를 국회 및 국민들에게 알리도록 5월 말쯤 국회 토론회를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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