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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내성 발견…'빨간불'

대표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내성 발견…'빨간불'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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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내성 없다고 알려진 '비리어드' 내성 바이러스 발견
임상에서 무분별한 사용 우려…새 작용기전 항바이러스제 개발 시급

(사진 왼쪽부터) 김균환 교수, 박은숙 교수, 이정훈 교수
(사진 왼쪽부터) 김균환 교수, 박은숙 교수, 이정훈 교수

국내 연구팀이 B형 간염바이러스 대표 치료제인 '테노포비어'(Tenofovir;비리어드)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가 이 약을 먹고 있는 환자에서 발생했음을 확인하고, 그 내성의 돌연변이 발생 위치가 어디인지도 규명했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현존하는 최강 치료제인 테노포비어를 무력화시키는 내성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한 것으로, 항바이러스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자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균환 교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약리학교실)·박은숙 교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전임) 연구팀과 이정훈 교수(서울대병원 내과) 연구팀은 공동으로 테노포비어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를 환자로부터 분리 동정하고, 약제 내성 원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테노포비어 내성 사례는 이정훈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가 2017년 대학간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2건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후속으로 발표된 것으로, 구체적인 연구내용 및 결과가 포함됐다.

B형 간염바이러스(HBV)는 만성 간염, 간 경화, 간암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범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4억 명이 감염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만 명이 B형 간염바이러스와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임상에 사용 중인 여러 종류의 B형 간염 치료제는 '라미부딘(lamivudine)'·'아데포비어(Adefovir)'·'엔테카비어(Entecavir)'·'테노포비어(Tenofovir)' 등이 있으며, 모두 핵산 유도체(nucleos(t)ide analogue) 계열로서 HBV의 중합효소(polymerase의 reverse transcriptase(RT))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대부분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돼 있고, 치료제의 사용기간에 따른 약제 내성률의 증가가 가장 큰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테노포비어는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만성 B형 간염 치료제로서 최다 사용되고 있다. 다른 항바이러스제와는 달리, 약제 내성 돌연변이가 없다고 알려져  임상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은 테노포비어 내성을 갖는 돌연변이 B형 간염바이러스를 환자로부터 발견하고, 그 특성과 내성 원인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테노포비어 치료를 받은 만성 B형 간염 환자 중 바이러스 돌파가 확인된 2명의 환자의 혈청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해 중합 효소(polymerase)의 RT(reverse transcriptase)부위의 돌연변이 프로파일을 분석한 결과, 약제내성에 연관된 공통적인 부위로 'rtS106C[C]', 'rtH126Y[Y]', 'rtD134E[E]', 'and rtL269I[I]'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RT 부위의 돌연변이 클론을 제작해 'rtS106C[C]', 'rtH126Y[Y]', 'rtD134E[E]'가 약제 내성과 관련된 새로운 돌연변이임을 밝혀냈다.

또 테노포비어 약제 감수성 분석을 이용해 'CYEI' 돌연변이가 약제 감수성을 약 15배 이상 감소시킴으로써 바이러스 돌파(항바이러스 치료 후 일차적으로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된 환자에서 지속해서 약제를 복용함에도 HBV DNA가 최저점으로부터 다시 10배 이상 상승하는 것)가 일어남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테노포비어의 새로운 내성 돌연변이를 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보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테노포비어 내성은 4개의 돌연변이가 동시에 생겨야 나타나는데, 지금까지 테노포비어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 출현이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B형 간염바이러스는 약제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에 매우 취약한 조건을 갖고 있으며, 만성 B형 간염의 특성상 치료과정이 길고 완치율이 높지 않아 현재 임상적으로 승인된 항바이러스제들은 대부분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약제 내성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약제내성 바이러스를 확보하고, 그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내성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도 시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내성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항바이러스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테노포비어 사용 중에도 바이러스 돌파 현상이 있으면 내성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고, 이 연구를 계기로 새로운 개념의 항바이러스제 개발 연구가 더욱 촉발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균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B형 간염바이러스 약제 중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테노포비어에 대한 새로운 내성 돌연변이를 발견해 그 특성을 분석한 것"이라며 "향후 만성 B형 간염의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진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긴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교수는 "모든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경구용 약제는 내성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무분별한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적절한 항바이러스제는 간 경화 및 간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며 내성 돌연변이의 발생 빈도는 크게 높지 않으므로 불필요한 두려움은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유럽 간학회지(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Journal of Hepatology)>에 2월 20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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