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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에 묻는다…의사 늘리면 '의료인 과로' 해결 가능한가?"

"병협에 묻는다…의사 늘리면 '의료인 과로' 해결 가능한가?"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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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들, '의사 수 늘리기' 나선 병협 행보 비판
전공의협의회·공보의협의회 8일 반대 성명 공동 발표

일선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전공의법에 따라 일반 근로자의 주당 40시간 근무의 2배에 달하는 주당 80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주당 100시간  이상 혹사 당하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일선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전공의법에 따라 일반 근로자의 주당 40시간 근무의 2배에 달하는 주당 80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주당 100시간 이상 혹사 당하는 전공의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진=김선경기자 ⓒ의협신문]

대한병원협회의 의과대학 정원수 확대 등 '의사 수 늘리기' 행보에 젊은 의사들이 "아전인수식 방안"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8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한병원협회의 의사 수 늘리기 계획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병협은 7일 상임이사회에서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우선 논의 의제에는 '의대 정원 적정화'가 포함됐다.

젊은 의사들은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의료인 1명이 책임져야 할 환자 수 또한 급격히 늘어났다. 병원이 공장처럼 변해가는 현실에 의료인력의 지속적 수급 부족은 환자 안전과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면서 "병협의 연이은 묵과로 더욱 커져 버린 작금의 문제를 의대 정원 증원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전협과 대공협은 "추가인력 고용과 진료환자수에 대한 제한없이 무분별하게 교수·전임의·전공의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 자, 수익과 실적 등으로 압박을 받으며 과로했던 그들을 방치한 것은 정녕 누구의 책임이냐"면서 "불가능에 가까운 교육과 피교육이 악질적인 체계 안에서 어떻게 이뤄지는지, 무엇이 의료인의 과로를 지속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는지 병협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의료인들을 성과 등으로 압박해 과로가 필수적인 의료환경을 만들고,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한 체계를 방치한 병원계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무엇이 의료인의 과로를 지속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냐"고 의문을 제기한 대전협과 대공협은 의사들이 과로에 처한 현실이 의사 부족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사 인력의 불균등한 분포에서 비롯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대전협과 대공협은 "의료인의 과로는 인력의 불균등에서 비롯됐다"면서 "단순한 의사 숫자 증가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의협 역시 병협의 행보에 "의대 정원 수를 늘린다고 해서 지역 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 오히려 의료 인력을 늘리면 대도시 집중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비판 입장을 밝혔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시행 3년 차인 현재까지도 여전히 현행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 수련병원의 행태에 대해서도 짚었다.

대전협과 대공협은 "전공의법에서 규정한 주 80시간, 연속근무 36시간 제한 역시 과도한 노동이다. 하지만 이 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2012년 전공의 과로사 이후 2016년 전공의법 시행에 이르기까지 병원 경영 체질 개선을 위해 그간 병협은 무엇을 해 왔는가"라고 반문했다.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전공의 수련보조 비용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어야 하지만 병원 경영자들은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를 포함한 온갖 불법 행위를 조장했다"고 언급한 대전협과 대공협은 "전공의를 피교육자가 아닌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 간주한 것"이라며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대전협과 대공협은 "병협은 의사 수 증원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이 가능한 것처럼,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사익을 위해 일말의 양심에 따른 책임 있는 행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데 안타까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면서 "경영 지표에만 집착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 병협의 행보를 강력히 비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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