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비' 최대 1억 원?…대전협, 입국비 실태조사 공개
'입국비' 최대 1억 원?…대전협, 입국비 실태조사 공개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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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분과 결정 시 불이익' 우려…사용내역 불투명
이승우 회장 "학회·수련병원 자정 목소리 내야"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의협신문

수련병원에서 신입 전공의에게 입국비 명목으로 최고 1억 원의 금전을 요구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8일 전공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입국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12월 약 2주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전국 70여 개 수련병원의 500여 명의 전공의가 답했다. 수련병원 의국의 대부분이 관행적으로 입국비를 걷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의 96.1%는 "입국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77.1%는 "현재 근무하는 병원의 다른 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고 답했다. 액수로는 100~1000만 원 66.1%, 1000~5000만 원 19.2%, 50~100만 원 7.1% 순으로 조사됐다. 5000만 원 이상은 3.3%, 1억 원 이상이라고 답한 전공의도 10명으로 파악됐다.

"현재 근무하는 전공과에 입국비 문화가 있냐"는 질문에 37.1%가 '그렇다'고 답했다. 입국비는 100~1000만 원이 47.1%를 차지했으며, 50~100만 원이 16.7%로 뒤를 이었다. 50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00만 원씩 현금 2회와 1년 치 밥값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입국비 지급 방식으로는 계좌이체가 70.8%로 가장 많았다. 현금 13.7%, 본인 명의의 카드 7.8%로 뒤를 이었다. 기부금 명목으로 카메라·컴퓨터 등 의국 물품 구매를 종용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의국에 들어가기 위해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 이상 입국비를 내야 하지만, 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은 23.3%에 그쳤다. 응답자 중 입국비 전공의 4명 중 3명이 자신이 낸 입국비의 사용처를 알 수 없다고 답해 사용내역이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들은 입국 불가를 비롯해 왕따, 교수의 강요 등의 불이익을 우려해 입국비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A전공의는 "입국비를 내지 않으면 분과 결정 시, 원하는 곳이 아닌 분과를 선택하게 끔 종용한다"고 말했다.

입국비에 대한 전공의들의 불만과 의문을 보여주듯, 입국비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1.3%에 달했다.

B전공의는 "입국비가 수련 과정에 필요한 교과서나 개인 물품 구매에 사용하면 괜찮지만, 그 외의 목적으로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용내역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복지 차원에서 전공의에게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비용이나 혜택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4%였다. 의국 운영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병원에서 지원한다는 응답은 72.3%였다.

C전공의는 "병원에서 지원하는 의국비는 과장만 안다"면서 "의국비는 본인이 쓰고, 정작 의국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공의로부터 걷은 입국비를 사용한다"고 폭로했다.

대전협은 3월 입국 시기를 앞두고 입국비와 관련한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새로 입국하는 레지던트 1년 차들로부터 적지 않은 금액을 강요받고 있다는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전문의를 취득하고 나가는 레지던트에게도 퇴국비를 걷는다는 제보도 많다"면서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돈을 걷어가는 부조리한 문화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은 의료계에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일부 의국에서는 교수가 먼저 이런 관행을 없애고자 노력해 사라진 사례도 있고, 병원 차원에서 의국 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밝힌 이승우 회장은 "학회와 수련병원이 앞장서서 자정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전공의 또한 당연하다는 듯이 잘못된 문화를 물려주지도, 물려받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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