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20:33 (금)
"불투명한 약국 조제실 불법 부추겨"
"불투명한 약국 조제실 불법 부추겨"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9.03.01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권익위 "약국 조제실 무자격자 조제·위생관리 소홀" 지적
약사법 위반 한 해 2096명...조제과정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방 권고
(그림 1) 불투명한 유리 등을 이용해 폐쇄된 조제실(사진 : 국민권익위 제공)
(그림 1) 불투명한 유리 등을 이용해 폐쇄된 조제실(사진 : 국민권익위 제공)

국민권익위원회가 약국 조제실 내부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시설기준을 개선하라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약사법 위반으로 한 해 평균 2096명을 기소 및 송치하는 문제의 원인이 약국 조제실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설계한 불투명한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권익위는 지난 2월 18일 약국 조제실을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변경토록 하는 내용을 의결하고 보건복지부에 2020년 2월까지 약사법 시행령(제22조의 2)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조제실 운영에 다른 무자격자의 불법 조제, 조제실 위생 불량 등 국민건강 위협요인을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잇따르자 권익위가 손을 대고 나선 것.

권익위는 "구체적인 시설기준 미비로 대부분 약국의 조제실이 외부에서 조제 행위를 확인할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로 설치·운영하고 있다"면서 "약국 내 조제실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익위 자료를 보면 일본의 경우 약국 조제실을 투명한 유리로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해 외부에서 약사의 의약품 조제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권익위는 우리나라는 약국 개설 시 의무적으로 조제실을 설치토록 하고 있지만, 조제실 설치·운영에 대한 세부기준이 없어 전국 대부분의 약국(전국 약국수 2만 2386곳, 2017년 12월 기준)이 밀실 구조의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자격자 조제와 위생관리 소홀은 심각한 상황이다.경찰청이 무자격자의 조제 및 위생관리 등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 및 송치한 건수는 최근 4년간(2014∼2017년) 8384명으로 연평균 2096명에 달한다. 

국민신문고에는 ▲약국에서 약사는 앞에 환자를 응대하거나 그냥 앉아 있고, 밀실로 된 조제실에서 무자격자 일반인이 조제하고 약을 준다 ▲가림막으로 안 보이게 가려진 조제실에서 이상한 아저씨가 조제를 하고 약사는 처방전을 복사하고 복약지도만 한다 ▲수십 번 약국을 갔는데 당연히 조제는 약사가 하는 줄 알고 있다가 잠시 들여다본 조제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가는 과정에서 어떤 오염물질이나 감염이 되어 있을지 모르는 처방전 위에 약을 부어서 불결하게 조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내가 받은 약이 유통기한 상 언제까지 먹을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고, 조제실은 꽉 막혀 비밀창고처럼 전혀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등 약국에서 이뤄지는 불법행위를 꼬집는 민원이 상당히 올라왔다.

(그림 2) 커튼을 이용해 폐쇄된 조제실(사진 : 국민권익위 제공)
(그림 2) 커튼을 이용해 폐쇄된 조제실(사진 : 국민권익위 제공)

무엇보다 외부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불법행위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의약품 조제와 관련된 공익신고, 약사법 위반 행위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4년간(2014∼2017년) 권익위에서 약사법 위반으로 2019건을 공익신고 사건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현행 약사법 시행령에는 조제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면서 "약국의 시설기준(시행령 제22조의 2)을 의약품 구매자가 의약품의 조제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구조로 설치하도록 보건복지부가 조치하라"고 권고했다.

(표 1) 약사법 시행령 조지사항
(표 1) 약사법 시행령 조지사항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